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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사는 이야기

친구가 센터장인 포천IL센터에서 먹은 구수한 잔치국수, 넘 맛나서 과식했네!

by jeff's spot story 2024. 1. 19.

새해가 밝으면서 또 다시 번잡하고, 복잡한 생활이 이어지던 이 즘, 사회복지 분야의 기관들 역시 정상적인 몹시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간간히 시간을 내서 기관 정비도 하고 있다. 이날은 일 때문에 평소 자주 가지 못했던 친구네 센터에 들렀다. 이런 시기가 아니었다면 이 친구네도 어쩜 자주 오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은 다 일장일단이 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친구네 센터에서 본의 아니게 아주 맛난 잔치국수도 얻어 먹을 수 있었다. 


맛난 먹을 거리가 생기면 이렇게 가끔 연락을 해와 찾아 가곤했는데 이날은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잔치국수였다. 식구가 많은 이 센터는 한 끼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일이라면 일이다. 그런데 참 다들 정성을 다해 공을 들여 매번 맛있는 먹을거리를 내온다. 대단한 일이다. 평소엔 센터 이용객들로 발 딛을 틈도 없었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탓으로 모처럼 한산했다. 한가한 듯 하지만 다들 긴장된 표정은 감추기 힘들었다. 아직 우리는 전쟁 중이지 않은가? 당연한 일이다. 그냥 식당에서 사먹는 잔치국수와 달리 직접 육수도 우려냈고, 면도 삶고, 고명도 만들고 말 그대로 정말 잔치집의 국수처럼 만들었다. 


국물이 너무 맑은데 막상 먹어보면 엄청 진한 맛이 났다. 주방을 책임지는 분이 예전에 식당을 했었다던데 역시 명불허전이다. 이건 그냥 집에서 간단히 만든 국수는 전혀 아니었다. 이런 맛을 내려면 아무래도 오랜 세월 내공이 쌓여야 하고, 재주도 있어야 할 것이다. 내가 평소 국수 좋아하는 것을 알고 친구는 여분의 국수까지 내 주었다. 그냥 한 그릇 받아들어도 좋은데, 이렇게 마음이 넉넉해 질 정도로 많은 리필 국수까지 주니 이 기쁨이 참 뭐라고 표현을 못하겠네. 흔하디 흔한 국수라지만 이렇게 되면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원래 소면은 삶아 놓은 후 몇 분 지나면 서로 엉기고 불어 터지기 마련인데 어떻게 내가 올 때까지도 이렇게 탱탱한 면발을 유지하는 그것도 참 신기했다. 


음식의 반은 비주얼이라더니 참 곱기도 했다. 거기에 정성을 담은 계란지단과 김가루까지 참 복스러운 한 그릇이었다. 국수는 긴 면발 때문에 장수를 상징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무탈하게 잘 살자는 의미다. 그래서 동 서양을 막론하고 잔치상에 국수가 흔히 올라 온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린 이날 서로를 축복하는 잔치를 한 셈이다. 친구 덕에 예상치 못했던 잔치를 하게 되니 이 얼마나 기쁜일인가? 평소 한 그릇이면 뚝딱 하고 일어나지만 이날 나는 두 어 번 국수를 리필하여 먹었다. 과연 잔치자리의 국수는 이렇게 먹어 주어야 준비한 사람도 기분이 좋고, 축복의 의미도 더 빛날 것이다. 


잔치국수의 찰떡궁합 콤비는 바로 신김치다. 작년 김장 때 담궜다는 신김치는 이 잔치국수의 화룡점정이었다. 염치 불구하고 김치를 리필 할 수밖에 없었다. 국수도 더 먹고, 김치도 더 달라하고 참 성가신 손님이지만 이곳에선 늘 웃는 낯이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이러니 나의 너스레도 정도를 더 할 수밖에 없다. 괜히 먹으면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드니 말이다.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어서 인지 먹고 나면 배가 금새 꺼진다. 그러니 다들 더 먹으라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젠 정말이지 배가 빵빵했다. 오랫만에 기분 좋은 과식이다. 즐거운 오버플로어다. 친구가 주어서 그런지 잔치국수 다른 어느 곳보다 맛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