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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통영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강한 맛의 명태 코다리 맛집, 통영시 정량동 코다리 김명태

by jeff's spot story 2024. 4. 16.

둘째 저녁은 좀 더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싶었다. 강구안이라는 지역이 통영에서도 아주 유명한 곳이고 외지에서 찾는 이들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아무래도 관광지 같은 분위기가 많이 난다. 우리는 다리가 아프더라도 이 근방을 벗어난 현지들이 자주 갈법한 식당을 찾기로 했다. 한 30~40분 정도 걷다보니 정말 관광지답지 않은 낮에는 직장인이 많을 것 같은 동네가 나왔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거기가 거기이긴 했다만 그래도 우린 나름 강구안을 벗어나려고 애썼다. 아무튼 그래서 돌다 만난 집이 바로 이집이다. 정량동의 코다리 김명태 라는 집이다. 

 

우린 둘 다 워낙 명태 코다리를 좋아하니 바로 이집이 컨셉과 딱 맞는 집이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뭔가 현지인들이 좋아할 법한 분위기였고, 코다리가 통영이란 도시에서 나는 재료가 맞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같은 바닷가이니까 뭐 사촌 정도 되지 않겠냐는 되도 않는 추론에 근거한 생각이었다. 요즘 우리나는 명태가 잡히지 않아 어딜가니 국내산 보다 노르웨이니 핀란드니 하는 북해 근처에서 잡히는 명태가 주로 재료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말이다. 너무 오래 걷다 보니 이런 정도의 타협은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잘한 생각이다. 

 

우리는 소 사이즈가 35,000원하는 쭈꾸미 코다리 조림을 주문했다. 그냥 코다리도 괜찮지만 쭈꾸미가 들어가면 아무래도 더 푸짐하고 맛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식당에서 천천히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이날 있었던 우리의 투어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에 느낀 것인데 통영의 식당들은 대부분 규모가 크지 않다. 사실 통영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렇게 면적이 넓은 곳이 아니다. 이렇게 저렇게 복잡하게 이어지는 해안선을 따라 포구가 발달하고 외해보다 잔잔한 얌전한 바다가 있어 배가 정박하기 좋은 그런 곳이다. 아마 그래서 이순신 장군의 수군이 진격의 발판으로 삼은 곳인가 보다 싶다. 

 

그렇게 앉아 있다 보니 음식이 나왔다. 말이 조림이지 우린 코다리 볶음이나 찜 비슷한 비주얼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나온 코다리 조림은 우리가 예전에 봤던 코다리 찜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정말 바짝 조린 명태였다. 당연히 맛이 강하고 짰다. 거기에 쭈꾸미도 좀 사이즈가 작고 역시 나 짰다.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한 것과 달라 조금은 의아했다. 하긴 그래도 이런 짭조름한 반찬이 술안주로는 더 잘 어울리는 법이다. 이런 반찬이 나오면 서둘러 잔에 술을 채우게 된다. 누가 뭐래도 술 한 잔 마시고 강렬한 맛이 살아 있는 안주를 먹는 것이다. 우리네 술이란 것이 결국 음식이 아니던가?

 

짭짤한 명태살은 담백한 날김에 싸서 먹는 것이 또한 즐거운 법이다. 워낙 간이 센 안주다 보니 명태 한 점에 술 한 잔 이런식으로 먹다보니 안주보다 술이 먼저 떨어졌다. 이날은 결국 또 뇌가 즐거워지는 날이다. 옆에 앉아 음식을 먹는 다른 손님들의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연주삼아 술 한 잔과 코다리조림을 즐겁게 먹었다. 옆 손님들도 나처럼 술이 거하게 오르니 그 강한 경상도 사투가 점점 더 강해지기 시작할 무렵쯤 우린 즐겁운 자리에서 일어났다. 술도 거하게 오르고, 기분도 좋고, 숙소까지는 거의 30~40분은 걸어야 하지만 힘들지 않았다. 이런 것이 현지인들의 문화와 접목하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