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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합리적인 가격에 냉면과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포천시 소흘읍 유성육면

by jeff's spot story 2024. 2. 27.

얼마 전 소흘읍 사무소 앞에 새로 문을 연 식당이 있다. 냉면과 고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컨셉의 식당이다. 과거 팔당냉면이라는 이름의 체인점이 이런 켄셉의 메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비슷한 구성이지만 이집은 순대국 같은 조금은 헤비한 국밥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성비가 좋다는 점에서 닮은꼴인 곳이다. 그런데 간판을 자세히 보면 역사가 20년이나 된 곳이고, 여기가 본점이라는 문구도 있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상호가 거의 같은 집이 송우리 3단지 앞 먹자골목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오픈기념으로 메뉴들을 조금 싸게 팔고 있었다. 43번 국도변에 위치한 노출도 좋은 곳이기 때문에 가성비만 좋다면 분명 승산이 있을 만한 곳이다. 오픈 기념으로 순대국을 단돈 6천 원에 팔고 있었다. 당연히 순대국은 먹어봐야겠지만 그래도 시그니쳐 메뉴인 냉면도 놓치지 싫었다. 그래서 우린 두 가지를 모두 주문했다. 아직은 가격에 부담이 없으니 이런 선택에 전혀 부담이 가지 않았다. 새로 만든 식당이기에 실내 인테리어는 아주 깔끔했다. 여긴 예전에 커피집이었던 곳으로 한동안 장사를 하지 않았던 곳이다. 

 

순대국과 주문한 비빔냉면이 함께 나왔다. 여긴 셀프 코너에 여러 반찬들과 먹을거리가 있어 밤에 셀프코너 만으로도 술 한 잔하기 좋을 만한 곳이다. 오픈기념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푸짐한 순대국이 이렇게 착한 가격이라는 점에서 일단 만족스러웠다. 손님 입장에서 보면 맛있고, 분위기 좋은 식당도 괜찮지만 역시 저렴한 가격이 가장 먼저 선호하는 점이라는 것을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가성비가 선택의 제일이요, 다음이 위치니, 분위기, 맛이니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 

 

만일 송우리 먹자골목에 있던 집이 이리로 옮겨 온 것이라면 냉면은 칡냉면이 맞을 것이다. 먹자골목에서 그집의 상호가 유성칡냉면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냉면을 받아 보니 그런 생각이 얼추 맞는 것 같았다. 칡냉면 특유의 약간은 검은빛이 도는 면이 그런 특징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칡냉면은 메밀냉면과는 또 다른 세계다. 메밀을 주 원료로 하는 전통적인 냉면보다 더 시큼하고, 달달한 양념이 특징이라면 특징일 것이다. 거기에 시원하고 시큼한 육수 한 사발을 주는 것도 칡냉면의 묘미라 할 수 있다. 여기도 그런 구성이 비슷했다. 

 

셀프코너가 워낙 든든하게 잘 갖추어진 관계로 솔직히 먹다가 부족하다 싶으면 언제든지 셀프코너로 달려가면 된다. 이날은 시그니쳐인 냉면보다 솔직히 순대국에 더 손이 많이 갔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이런 선호가 나온 것이리라. 그리고 순대국이 전문점과 비교하여 크게 뒤지지 않는 맛이었다. 근방에 아주 유명한 무봉리 순대국 본점이 있는데 과감하게 그집에 도전장을 낸 것과도 같다. 이런 호기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 입맛이라는 것이 다 다르겠지만 유명한 집이라 하여 꼭 모든 사람들을 선택을 받는 것은 아니지 않던가...

 

푸짐한 구성이나 가성비나 뭐를 먹더라도 이집에서의 이날 점심은 그저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밖이 훤하게 내다 보이는 고급진 인테리어도 맘에 들었고, 건물 옆에 아주 크게 마련된 주차장도 맘에 들었다. 밖에서 먹는 점심 한 끼가 어딜 가나 크게 다를리 없지만 그래도 이런 좋은 가성비와 맛이라면 참 행복한 시간이라 하겠다. 과연 20년 전통이라는 문구가 무색하지 않을 그런 집이다. 그리고 여길 선택한 나 자신도 참 잘 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