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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휴일을 깨우는 이른 아침의 콩나물 해장국 한 그릇이 든든하다. 서울시 천호동 24시전주명가콩나물국밥 천호점

by jeff's spot story 2024. 4. 10.

자격증 시험이나 공무원시험이 휴일에 치러지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휴일 아침에 때 이른 외출을 하게 된다. 뭔가 하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 투덜대지 말고, 불만갖기 말고 그렇게 서울로 길을 나선다. 요즘 부쩍 이런 잠깐 여행을 자주 하는데 아무래도 시기가 그렇다 보니 자주 가게 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서울의 서쪽이 아니라는 것이다. 포천에서 서울의 서쪽인 영등포나 구로, 강서같은 곳은 정말 가기에 애로사항이 많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길도 좋지 않다. 그래서 이날처럼 천호동에서 뭔가 한다고 하면 그저 맘이 편하다. 여긴 거의 우리 나와바리 아니던가...

 

토요일 아침 9시면 그렇게 이른 시간도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길거리에 사람들이 없었다. 과연 휴일에 다들 늦잠모드가 되는가 보다. 문을 연 식당을 찾는 것이 급선무인데 낯선 동네에서 휴일 아침에 문을 연 식당을 찾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차는 어딘가에 주차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두 어 바퀴 돌다 이집을 발견했다. 커다란 상가건물 1층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인데 상가 지하주차장도 보이기에 망설이지 않고 들어갔다. 그런데 이 건물의 지하주차장은 아마도 오피스텔 입주자 편의 때문인지 상가 주차장은 지하4층에 있다. 얼마나 뱅글 뱅글 돌아 내렸갔는지 어지러울 정도였다. 

 

입맛 깔깔한 아침에 시원한고 담백한 콩나물 국밥만한 것이 또 없다. 늘 오리지널을 주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굴국밥이나 황태국밥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이날은 같은 국물에 떡만두국을 만드다 하기에 그것을 주문했다. 만두는 자다가도 일어나 먹는 아이템이니 시원 담백한 콩나물 국물에 만두와 떡 몇 개 던져 넣고 끓이면 그 맛이 환상적일 것이다. 물론 이런 식당들이 직접 만두를 만드리라 생각지는 않는다. 그저 비슷한 맛과 규격화된 모양일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가성비도 좋고, 맛도 무난할 것이니 말이다. 

 

만두국은 딱 예상한 그 맛과 비주얼이었다. 시원하고 달달한 깍뚜기와 함께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만두가 2개 밖에 없다. 대신 떡국떡이 많다. 떡보다 만두가 좋은데 말이다. 이걸 조절할 수 있다면 떡은 덜 넣어도 좋으니 만두를 1~2개 더 넣어달라고 할 것을 그랬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내 눈 앞에 만두국이 나와 있는 것을... 공장 만두라고는 하지만 덜 달고, 식감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시원한 콩나물 국물에 만두와 떡을 먹으니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 드는 것이 좋았고, 떡이 워낙 많아서 속도 든든했다. 

 

콩나물국밥은 늘 보던 그 모양이었는데 이것도 특이한 것이 대부분의 이런 콩나물집 체인점들의 콩나물은 무척 굵고 짧은 편인데 여긴 가늘고 길었다는 것이다. 마치 직접 만들어 내어주는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고 할까? 어릴적 집에 할머니가 키우시던 콩나물 시루가 늘 있었다. 거기서 나오는 콩나물들이 딱 이집처럼 가늘고 긴 콩나물이었다. 물론 여기서 콩나물을 키우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그런 콩나물이 납품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별것 아닌 다름에도 신기한 듯 쳐다보게 되니 이것도 이날 아침의 작은 재미라 하겠다. 아무튼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