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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사는 이야기25

소흘읍 하송우 사거리에 새로 조성된 튤립 꽃밭에서 봄을 만끽한다. 소흘읍 하송우 사거리는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차들로 몸살을 앓는 곳이다. 왕복6차선으로 시원하게 달리던 차들이 여기서부터 왕복4차선으로 줄어드는 차선의 압박을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출근 때는 포천시청 방향으로, 퇴근 때는 의정부 방향으로 뭐라 하기 힘들 정도로 교통정체가 이어지는 포천의 주요 도로라 하겠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도로 옆에 인공섬처럼 만들어진 정원이 있다. 여름엔 이곳에서 만들어 놓은 것이기 하지만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수도 감상할 수 있다. 매년 이 정원에 새로운 꽃들이 조성되는데 올 해도 어김없이 포천시가 만든 봄의 전령사 튤립 꽃들이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다. 늘 지나는 길이지만 이날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잠시 차를 세우고 꽃밭에 가 보았다. 봄은 영롱한 이슬처럼 아름.. 2024. 4. 15.
봄이 오는 길목에서 볼거리 많고, 먹을거리 많은 포천 5일장을 가다. 5일에 한 번 장터가 열리는 포천시 군내면의 포천5일장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 오래전부터 유명한 장이다 보니 포천 사람들보다 외지에서 구경 오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할 정도다. 5일과 10일이면 어김없이 열리는 포천천변 재래장터로 평소엔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한적한 곳이 5일마다 화려한 변신을 하는 것이다. 원래 위치는 지금의 구절초로였다지만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어릴 적부터 살아온 포천동의 토박이가 아니면 별로 없을 것이다. 재래장터는 전국적으로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여럿 있다. 대부분 대도시와는 거리가 먼 지방의 도시들이다. 인터넷 쇼핑몰이 득세하고 백화점에 마트까지 덩치 큰 장터들이 득실대는 요즘 같은 세상에 어떻게 이런 전통적인 재래장터가 아직도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을까? 그.. 2024. 3. 25.
잘 빚은 만두를 맛 보면서 돌아가신 장모님 생각에 잠긴다. 어릴 적부터 만두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당시 겨울엔 지금처럼 먹을거리가 넘쳐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집안에 만두는 늘 끊이지 않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보다 훨씬 추웠던 포천의 겨울기온 때문에 만들어 놓은 만두들을 마루에 내다 놓기만 해도 꽁꽁 얼어 저절로 냉동창고 역할을 하곤 했다. 그렇게 미리 만들어 놓은 수 백 개의 만두로 국도 끓여 먹고, 쪄서 먹기도 하고, 물에 삶아 물만두처럼 먹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겨울철 만두를 엄청 먹는 것이 포천처럼 한수 이북 지방의 전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울 사람들은 의외로 만두를 우리처럼 그렇게 많이 만들어 먹지 않더라는 것이다. 먹더라도 한 두 끼 정도 먹는 것이 그만이었지 겨우내 주구장창 먹어댔던 우리네와 달랐다. 만두로 다져진.. 2024. 3. 10.
제철 꽃게를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서 즐거운 꽃게탕 파티를 열다. 올 해 꽃게가 풍년이라고 한다. 가격도 좋고 맛도 그만이라 꽃게를 먹기에 참 좋은 해라고 해야겠다. 과거 꽃게는 먹고 싶어도, 날씨 때문에 불안한 군사적 긴장 때문에 잘 잡히지 않아 서민들에게는 그림에 떡 같은 몸값 비싼 녀석이기도 했다. 하지만 꽃게만이 줄 수 있는 그 묘한 맛의 매력 때문에 정말 먹고 싶어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러면 마트에서 이놈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고민을 하곤 했었다. 그래서인지 이날 만난 국내산 꽃게는 너무나 반가웠다. 가격은 특별 할인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지 않아도 훌륭하다 싶을 만큼 좋았고, 물도 좋아 그저 침이 꼴깍 넘어갔다. 함께 장을 보러간 아내가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말없이 꽃게를 집어 카트에 담아 주었다. 그래서 나는 "여보 무랑, 오징어도 좀 살까?" 하면.. 2024. 3. 10.
며느리도, 자식도 모르는 비법의 양념으로 만드는 나만의 멸치국수 집사람과 나는 국수를 좋아한다. 특히 아내는 고소한 맛이 좋은 멸치국물 국수를 좋아한다. 이 국수는 무척 흔한 국수요 값싼 국수지만 돈을 내고 먹은 후 만족스럽다고 느낀 적이 많지 않았다. 쉬운 요리일수록 만들기는 어렵다는 속설이 맞는 모양이다. 그래서는 나는 아내를 위해 집에서 이 국수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평소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왠지 이 음식은 내가 하는 것이 더 맛있을 것 같다는 다소 교만한 생각도 있었다. 멸치국물 국수니까 당연히 멸치를 주재료로 하여 만들어야 했다. 분명 식당들은 멸치 넣는 양이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나는 양껏 있는 멸치 전부를 넣는다는 각오로 듬뿍 넣었다. 거기에 국물에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다시마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넣었다. 시원한 맛을.. 2024. 3. 10.
볼거리 많고, 살거리 많은 실속시장, 인천연안부두 어시장과 영종도 구읍뱃터 가까우면서도 먼곳이란 느낌이 드는 곳이 바로 인천이다. 인천에는 연안부두 어물시장이 있다. 평소 찌개나 김치를 담글 때 자주 쓰는 새우젓 때문에 우리집은 새우젓 소비가 많은 편이다. 그동안 간간히 의정부 어시장이나 강화도를 이용하곤 했는데 한 2년 가까이 모두 가보지 못했다. 하는 수없이 그냥 대형마트에서 사 먹었지만 현지에서 파는 새우젓만 하겠는가? 이날은 서울 보라매 공원 근처에서 일이 있었기에 용기내서 인천까지 가 보기로 했다. 목표는 일단 연안부두 어시장이었다. 2년 만에 다시 찾는 이곳은 어떻게 변했을까?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은 것은 어시장 입구에 있는 노상 먹거리였다. 이곳 시장은 공영주차장이 잘 되어 있는 편이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금만 걸으면 금새 어시장 입구로 갈 수 있다. 이른 시간.. 2024. 3. 10.
초보자도 쉽게 사격의 타격감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클레이 사격장, 충북 단양 클레이 사격장 이번 여행에서 단양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곳 클레이 사격장 때문이었다. 예전에 태릉 사격장에서 선수들이 쏘는 모습은 몇 번 본적이 있지만 한 번도 쏴본적이 없었기에 꼭 가서 사격을 하고 싶었다. 수도권에 이런 사격장이 있으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아무리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 목 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내가 직접 가 볼 수밖에 없다. 단양까지의 거리는 250km 정도이고 시간상 세 시간이면 충분히 오기 때문에 큰 무리없는 여행으로 딱 맞는 곳이었다. 네비게이션으로 이곳을 찾아 가는데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이상한 길로 안내하길래 가면서 혹 없어진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었다. 나중에 보니 우리가 온 길은 뒷길이었고, 앞쪽으로 넓은 길이 있어 거기엔 안내 표지판이 있었다. 산기슭에 자리 잡고 .. 2024. 3. 10.
철새들이 쉬어가는 포천천은 이 시기 새들의 휴식처가 된다. 비교적 상류에 해당하는 포천천의 소흘읍 구간은 이 시기 많은 새들이 휴식을 취하는 장소가 된다. 철새들의 중간기착지로 포천과 철원이 자주 등장하는데 포천천은 철원평야처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철새들이 쉬기에 가장 적당한 지역이다. 물속에 먹이도 많고, 주변에 천적이 없으며, 조용하고, 사람의 손을 많이 타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천천이 이렇게 철새들의 휴게소 역할을 하다 보니 매년 조류독감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올까 노심초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차에서 내려 잠시 눈을 돌리면 동물원의 새장을 연상케하는 많은 새들이 잔잔하게 흐르는 포천천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곳은 자전거도로가 있는 곳으로 평소 많은 사람들이 트래킹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을 하는 .. 2024. 2. 26.
1년의 복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 행사, 포천시 소흘읍 무봉리 마을회관 정월대보름은 매년 음력 1월 15일이다. 올해는 양력으로 2월 24일이었다. 새해가 되는 설날 지나고 꼭 보름 만에 그해의 농사 풍년과 복을 비는 오래된 세시 풍속이다. 사실 정월대보름은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단오와 함께 오랫동안 우리 민족의 명절로 사랑을 받고 있다. 대보름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이날은 보름달이 뜨는 날이라 달맞이 행사라고도 했다. 정월대보름이 언제부터 우리 민족이 명절이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삼국시대부터 있었던 명절임에는 틀림없다. 보통 부럼이나 오곡밥을 먹고, 윷놀이를 하고, 쥐불놀이라는 불놀이도 하고, 풍등을 하늘로 날리기도 한다. 강강술래나 차전놀이 같은 놀이를 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어느 지역이나 윷놀이만큼은 척사.. 2024. 2. 26.
포천시 자작동의 공방에서 스스로 만들어 보는 DIY 티테이블 이날은 자작동의 SBJ 공방에서 티테이블을 만들기로 한 날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SBJ는 무엇의 약자일까? 그것은 바로 ‘삼부자’ 라 한단다. 다시 생각해봐도 재미있는 이름이다. 아무튼 이곳에서 공방을 한 지 꽤 되었다는 주인장과 함께 지역 활동을 하다보니 벌써 이곳에 두 번째 오게 된다. 무엇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 눈에는 이 공방이 천국처럼 보일 수 있다. 공방은 취미생활로 시작했다가 프로가 된 주인장의 사연을 그대로 담고 있다. 우린 여기서 미리 만들어진 기본 재료로 각자 티테이블을 만들기로 했다. 사실 나무를 다루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솜씨가 좋은 장인도 나무 원목을 만지는 일은 긴장되는 작업이라는 말을 한다. 그러니 우리 같은 초보자들은 이렇게 미리 어느 정도 재단이 된 나무로 만.. 2024. 2. 19.
신년맞이 해돋이 여행은 역시 동해안이지, 속초에서 시작한 올 한 해, 화이팅~ 동해안 방향으로 여행을 갈 때 나는 포천에 살기 때문에 무척 편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현리를 통해 새로난 길로 가평까지는 그냥 갈 수 있다. 거기서 춘천으로 간 뒤 홍천으로 가는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는데 거의 늘 춘천휴게소를 들린다. 이 휴게소의 우동과 커피가 무척이나 맛있기 때문이다. 가격도 3,000원으로 나쁘지 않고 비교적 친절하고 깨끗한 편이다. 이날도 이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우동과 커피를 먹었다. 우동이 싫다는 둘째에게 편의점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을 주었는데 어찌나 꽁꽁 얼었던지 이빨이 들어가지 않아 아들녀석이 울상이 되었다. 속초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전에 한 번 간적이 있는 칼국수 식당에 들렀다. 즉석으로 테이블에서 끓여 먹는 칼국수집인데 왠지 전과 맛이 좀 다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인이 .. 2024. 1. 21.
그 옛날 닭발에 얽힌 추억과 미안함... 그리고 매콤한 맛~ 아내가 매콤한 것이 먹고 싶다며 이리 저리 궁리를 하는 것 같더니 갑자기 '닭발'을 먹으러 가자고 말했다. 매운 음식의 대명사처럼 된 불닭발은 나도 좋아하는 편이다. 매운 것을 잘 먹지는 못하지만 가끔은 오늘 아내처럼 나도 그런 것이 땡길 때가 있다. 물론 이것 말고 쭈꾸미나 낙지, 매운탕도 매콤한 음식이지만, 매운 맛에도 개성이 있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사실 나는 맘 편히 앉아서 닭발을 즐기기는 좀 머쓱한 기억이 있다. 한동안은 그 기억 때문에 닭발 자체를 먹지 않았던 기간도 있었다. 기억의 그 때는 거의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내와 결혼하고 1년이 좀 넘은 시기였다. 첫 애를 임신한 아내는 무척 힘들어 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컴퓨터 가게를 하고 있었는데 장사가 그리 신통치는 못했다... 2024.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