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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간단하게 한 잔 하기에 최적인 가성비와 감칠맛이 좋은 주점, 포천시 소흘읍 오덴집

by jeff's spot story 2024. 7. 14.

우리에게도 익숙한 음식인 오뎅은 일본 사람들에게는 주식과도 같은 음식이다. 오뎅만으로 안주를 하는 일종의 선술집이 일본에서 인기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정말 간단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먹는 주점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일본풍의 오뎅집들이 더러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일본식이라기 보다는 한국적으로 바뀐 오뎅집이라 가격이 그리 싸지도 않고, 오뎅의 종류도 다양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송우초등학교 앞에 새로 생긴 오덴집이란 곳을 가보니 뭐랄까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컨셉의 술집이랄까 그런 느낌이었다. 

 

원래 이곳은 참치애난이라는 저렴한 참치집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참치 가격이 오르면서 더 이상 저렴한 참치집으로는 운영이 어려웠던 것 같다. 아무튼 그 때 당시의 주인이 그대로 이 오덴집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참치집보다는 훨씬 깔끔하고, 산뜻하면서 부담없는 선술집이 되었다. 다소 이른 시간이 간 까닭에 손님들은 없었고, 일본풍으로 만들어진 실내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 뭘 주문해야 할지 몰라 오뎅 1인분과 메밀소바를 주문했다. 우린 메밀소바 매니아이니 이런 곳에 왔다면 의당 맛을 봐야 했다. 

 

아주 간단한 밑반찬이 나오고 잠시 오뎅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술잔부터 숟가락까지 모두 일본풍이었다. 체인점인 것 같았는데 본사에서 아주 세심하게 연구한 모양이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었다. 그리고 단품 메뉴가 많아 혼자 와서 먹기에도 최적인 것 같았다. 먼저 푹 끓인 오뎅이 나왔다. 1인분을 주문했는데도 양이 적지 않았다. 2인분을 주문했더라면 부담스러울 수 있었을 것이다. 오뎅 종류 중에 가장 맘에 든 것은 다이꽁, 즉 푹 익힌 무였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개인적으로 오뎅에 들어간 무만큼은 다른이에게 양보하고 싶지 않은 아이템이다. 

 

푹익은 무는 오뎅의 육수를 듬뿍 담고 있어 마치 육수주머니를 먹는 기분이다. 거기에 시원한 무의 식감도 살아 있어 정말 좋아하는 오뎅 종류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거기에 겨자를 발라 먹어도 그 맛이 그만이다. 이집은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문 곤약도 오뎅에 들어있다. 씹는 식감이 탱탱한 밀가루 반죽 같은데 묘한 담백함과 감칠맛이 있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이 곤약를 그렇게도 좋아하는 모양이다. 물론 오뎅 본연의 맛도 정말 괜찮았다. 하긴 당연한 일이다. 이집은 간판부터 그냥 오덴집이 아니던가? 다른 메뉴는 몰라도 오뎅에는 자부심이 있는 가게이니 맛이 좋을 수밖에...

 

서비스로 내어주는 오뎅 튀김도 괜찮았다. 그리고 대망의 메밀소바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일본에서도 먹어 본 적이 있지만 진한 국물 맛이 나는 소스에 면을 담갔다가 먹는 맛은 여름의 상징이다. 시원하고 감칠맛이 듬뿍 들어간 국물은 그냥 먹기엔 좀 달고 짜지만 일본 사람들처럼 면을 다 먹은 다음에 물을 타서 희석하여 먹었다. 아주 좋은 맛이다. 우린 사케를 먹진 않았다. 대신 소주와 하이볼을 마셨다. 요즘 어디가나 하이볼이 인기라 하던데 이집의 하이볼은 달지 않아 먹기 좋았다. 결론적으로 간단히 한 잔하기에 최고의 장소라 하겠다. 하지만 다음에도 혼자 오진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