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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골목 안쪽에 숨은 국수 맛집을 발견하여 맛난 한 끼를 먹다. 의정부시 금오동 애월국수

by jeff's spot story 2024. 7. 11.

우리는 이집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그냥 의정부에 볼일이 있어 나가다가 신호등에 걸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이집 간판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차가 겨우 한 대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골목길에 있는 국수집인데 왠지 모를 포스가 느껴졌다. 보통 이런 집들은 엄청난 고수이거나 그냥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식당일 것이다. 고소라는 쪽에 힘을 더 주고 가보기로 했다. 국수집이 맛없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맛이 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겨우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 갔는데 의외로 많은 손님들이 식당안에 있었다. 

 

잔치국수는 7,000원 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지만 나머지들은 국수치고는 싼 가격이라 하기 좀 그런 편이었다. 우리는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그리고 사이드메뉴인 고기완자와 만두를 주문했다. 국수를 싫어하는 사람이 함께 간다면 이런 구성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작은 주방에서 한 사람이 음식이 만들기 때문에 손님들이 몰리며 아무래도 시간이 꽤 걸리는 것 같았다. 우리도 앞에 세 팀이나 있었기 때문에 거의 30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국수집 특징이 음식이 빨리 나오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보면 약간의 인내가 필요한 곳이다. 

 

식당 안으로 엄청 깔끔한 편이었고, 분위기도 산뜻했다. 다들 주문하는 고기완자가 무슨 맛일지가 궁금해졌다. 그렇게 국수가 나왔는데 비주얼만 보면 여느 국수집과 크게 다른 것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여긴 잔치국수 맛집이다. 잔치국수의 멸치 육수가 어찌나 진하던지 왜 동네 맛집이라 하는지 알 것 같은 순간이었다. 이렇게 진한 국물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것이다. 하지만 비빔국수는 국수라기 보다는 쫄면의 양념같았다. 이 말은 비빔국수라의 양념보다는 면을 쫄면으로 바꿔 파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는 것이다. 묘한 차이가 있지만 아무튼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고기완자는 아주 특이했다. 햄버거의 패트같은 모양과 맛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동그랑땡의 비주얼이기도 했는데 맛은 햄버거 패티 같았다. 두툼한 동그랑땡의 감칠맛은 거의 햄버거 패티같은 것이란 사실을 알게 해 준 맛이다. 진한 고기 맛도 나고, 고소한 전의 맛도 나는 것이 풍미가 참 좋았다. 이건 반찬도 되지만 훌륭한 안주라 입맛을 다셔야 했다. 만두도 공장만두 같으면서 뭔가 심심하니 집에서 만든 것 같기도 한 묘한 맛이었다. 공장만두도 잘 찾으면 이렇게 집에서 만든 맛이 나는 경우도 있다 들었는데 아마 그랬는가 보다. 

 

비빔국수에 고기완자와 만두를 얹어 먹는 맛이 참 별미였다. 이렇게 더운 날 시원한 국수 한 그릇이면 보약같은 음식 아니겠는가? 골목 안쪽에 있다지만 손님들은 계속해서 들어왔다. 확실히 동네 맛집이 맞는가 보다. 대부분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들어와 국수를 주문하는 것이 정겨워 보였다. 동네에 이런 맛집 하나 있으면 주말 오후가 풍성해 진다. 의정부에 갈 만한 국수집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별것 아닌 음식이 국수라지만 맛난 국수를 먹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그날 내내 행복한 느낌이 들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