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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살로 일가를 이뤘다는 전문가의 솜씨, 손님들로 붐비는, 포천시 포천동 돼지나라 갈매기꿈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12. 2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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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동 사무소 앞에는 이전부터 돼지고기 맛이 좋다고 소문난 집이 있다. 마니아들 사이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돼지나라 갈매기꿈'이란 집이다. 언제 생겼는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된 식당으로 같은 자리에서 손님들을 많이도 모으고 있는 집이다. 상호에서 알 수 있듯 이집의 전문은 갈매기 살이다. 돼지고기 부위 중 갈매기 살은 아주 흔하게 먹는 부위는 정말 아니다. 돼지고기 치고는 비계가 거의 없는 붉은 빛은 살코기 위주로 되어 있는 부위이다. 기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그리 선호하는 메뉴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고기는 이렇게 살코기를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하지 않던가...

 

비계를 제거하기 위해 칼질을 잘 해 놓은 갈매기 살이 나왔다. 거기에 우유빛깔처럼 하얀 껍데기도 나왔다. 돼지껍데기가 이렇게 말끔하니 하얀 색이었나? 아주 신선한 돼지고기를 장인의 솜씨로 손질을 잘 해 놓으니 이렇게 아름다운 자태의 부위가 되는가 보다. 고기를 굽기도 전에 벌써 입안에 침이 고이는 희안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남의 살을 보면서 이렇게 입맛을 다시는 것이 좀 미안하지만 어쩌랴 조건반사적인 행동인 것을... 벌겋게 불이 붙은 숯에 고기를 올리면 우리가 그렇게나 원하는 이날의 고기반찬이 되는 것이다. 돼지고기는 소주와 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조합일 것이다.

 

기름기가 거의 없는 고기는 불위에 올리자 마자 "치직~" 소리를 내면서 익기 시작했다. 돼지껍데기는 안으로 휘기 시작했다. 이렇게 돼지살과 불의 만남이 시작된 것이다. 다른 반찬들도 제법 많은 편이지만 이렇게 좋은 고기를 봤으니 젖가락이 반찬으로는 가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서 고기가 익기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이날 갈매기살도 물론 맛이 좋았지만 다른 압권의 맛이 있었느니 바로 돼지껍데기 살이었다. 이렇게나 신선하고 쫀득한 껍데기를 먹은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맛이 좋았다. 원래부터 껍데기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천상의 맛이라 극찬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훌륭한 식감이었다.

 

기름기가 없는 부위인데도 희안하게 기름이 잘잘 흐르는 모습으로 익어가는 갈매기살을 보니 역시나 침이 꿀꺽하고 넘어갔다. 서둘러 잔들을 채우고 나에게 올 다음 갈매기살을 기다린다. 이 얼마나 흥분되고, 설레는 기다림인가... 알싸한 소주 한 잔을 목으로 넘기고 바삐 젖가락질을 하여 갈매기 살 한 점을 들어 올렸다. "이 자태를 보아라~" 하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고기의 식감은 고소하고, 돼지 특유의 향도 있고, 육즙이 씹을 때마다 나오는 전형적인 맛난 고기의 맛이었다. 아마도 이래서 이집의 인기가 그렇게나 높은가 보다. 오랜 세월 한 자리를 지킨 장인의 맛이라 하겠다.

 

욕심을 내서 아예 껍데기와 갈매기 살을 한꺼번에 쌈에 싸서 먹는 만행도 서슴치 않았다. 이런 맛을 어디에서 다시 볼 것인가? 일단 염치 불구하고 먹고 볼 일이다. 구수함의 극치인 된장찌개가 나오니 우리의 회식은 완전히 무르 익었다. 술잔이 오가면서 말이 없던 사람의 입에서 방언이 터지기 시작했다. 시원한 소주와 맛난 안주의 조합이 이렇게나 사람들을 가깝게 만들어 준다. 서먹하던 처음의 모습들은 간곳없고, 이젠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들처럼 눈빛만 봐도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이날의 회식은 그런 자리였다. 아주 성공적이고, 맛있고, 흥겨운 자리였다. 그러면 된 것이다. 돼지의 축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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