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강의하러 다니는 산업인력공단 직원들하고 회식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마주 앉아 밥을 먹은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오랫만에 일이다. 하지만 여길 오간지도 벌써 10년 가까이 되었으니 어지간한 직원들보다 오히려 더 오래 다닌 편이다. 이날 예약한 식당은 공단 바로 건너편에 있는 별당이라는 식당으로 해신탕이 유명한 곳이라 했다. 해신탕도 아주 간만에 먹는 것 같다. 이렇게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감사한 마음이 더 생기는 법이다. 강사들은 거의 오지 않았다. 연말이라 다들 바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온 사람은 보신 음식으로 배를 채우게 되었으니 좋은 날이라 하겠다.





예약을 해 두었기 때문에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벌써 주 메뉴가 불위에 올라가 있었다. 이제 끓여 먹기만 하면 된다. 여러 반찬들이 나왔는데 특히 감가전이 맘에 들었다. 해신탕을 그냥 점심으로 먹는 것은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안주는 저녁에 술 한 잔 하면서 먹어야 제맛인데 말이다. 이집은 전체적으로 조미료를 많이 넣지 않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인 것 같았다. 점심시간임에도 식당안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는데 그만큼 동네에서 사랑받는 집이라는 뜻일 것이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손님몰이를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실력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집의 해신탕에는 조개와 낙지 그리고 큰 닭 한마리가 들어간다. 해물은 다 살아 있는 채로 냄비에 입수되었다. 조개나 낙지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이렇게 신선한 재료를 끓인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몸에 좋은 재료는 역시 신선한 것이어야 한다. 국물은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그 자체로 보양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해신탕이 끓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먼저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점심이 아니라면 허리띠 풀고 앉아 느긋하게 즐길텐데 그럴 시간적인 여유는 없었다. 좀 일찍 나왔지만 끓는데만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삼채나물을 무친 것이었는데 인삼보다 사포닌 함유량이 더 많은 채소란다. 그럼 인삼보다 좋다는 뜻인가? 그런데 왜 처음 보다시피 했지? 아무튼 잘 익은 전복과 낙지, 그리고 조개들을 먹기 시작했다. 맛이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선한 것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살아 있는 녀석들을 그대로 넣었으니 말이다. 야들 야들한 전복은 영양과 맛이 함께 살아 있는 대표적인 해산물 아니던가... 밥을 따로 먹을 필요가 없다는 이집의 해신탕은 먹는 동안 그냥 보약을 먹는 느낌이었다. 힘 쓸 일도 없는데 이렇게 좋은 음식을 먹으면 그 영양을 다 어디에 써야 할까?




닭도 맛이 괜찮았지만 가장 압권은 마지막의 죽이었다. 영양이 듬뿍 배어 있는 국물에 쌀을 넣고 조금 끓인 간단한 죽이지만 어찌나 진한 맛이 나던지 다들 그 죽에 코를 박고 먹는 모습이었다. 배가 부름에도 불구하고 죽 한 그릇을 꼭 먹어야 한다. 마지막의 영양이 여기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보기엔 그래도 아무튼 마무리가 아주 훌륭했다. 밖의 날씨가 꽤 쌀쌀했음에도 이런 좋은 음식을 든든하게 먹어서인지 추위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 역시 몸에 좋은 음식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법이다.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훌륭한 보양식 맞다. 이걸로 올해는 건강하게 마무리 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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