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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외식 메뉴 1순위였던 추억을 소환하는 돼지갈비의 맛, 포천시 포천동 수원 갈비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12. 2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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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외식 메뉴로 가장 먹고 싶은 음식 중 단연 으뜸은 돼지갈비였다. 어쩌다 한 번 돼지갈비를 먹게 되는 날이면 전날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해질 정도로 너무나 감동적인 맛이었다. 외식이 귀했던 시절의 돼지갈비는 꿈의 음식이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돼지갈비가 예전만큼 그렇게 인기있는 최고의 외식 아이템은 아닌 것 같다. 요즘엔 너무나 먹을 것도 많고, 갈곳도 많고, 새로 나오는 음식들도 무진장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의 입맛은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가끔은 그 시절의 돼지갈비를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과거의 감성을 일깨워주는 집이 바로 이날 간 수원갈비라 하겠다.

 

포천동 유한아파트 부근에 있는 수원갈비는 과거엔 시내에서 영업을 했던 집이라 했다. 사연이 있어 이쪽으로 이전한 것 같다. 아무튼 정통의 맛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성지처럼 여겨지는 갈비집이란 말을 들었다. 과연 소문대로 그럴지 가보기로 했다. 돼지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집답게 숯불을 피우는 냄새가 식당 안에 가득했다. 돼지갈비 1인분에 15,000원이면 합리적인 가성비라 할 수 있다. 돼지갈비는 양념을 하지 않고 생갈비로 먹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돼지갈비 하면 의례 양념이 된 갈비를 의미한다. 이집도 그렇다. 그리고 돼지갈비는 백반처럼 반찬의 가짓수가 많아야 뭔가 제대로 먹는 기분이 든다.

 

벌건 숯불이 무섭게 타오르고 드디어 갈비가 나오자 그 높은 화력의 숯불 위로 올려졌다. 양념된 돼지갈비는 자꾸 뒤집지 않으면 금새 타버리기 때문에 일행 중 한 사람은 대화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연신 돼지갈비를 뒤집는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안 그러면 모처럼의 갈비를 홀랑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뜨거운 숯불 위에 올려진 돼지갈비를 뒤집는 일은 참 힘겨운 작업이다. 뜨겁기도 하고, 번거롭기도 한 일이다. 적당히 익은 고기는 불이 약한 옆으로 빼던지 일행들의 접시로 옮겨주는 일도 해주어야 한다. 이래저래 예전엔 팁을 주고 종업원에게 시키던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의 고생으로 잘 구워진 돼지갈비 살은 정말 맛이 좋다. 드디어 상추쌈이 등장할 차례다. 그냥 먹어도 맛나지만 아무래도 돼지고기는 상추쌈에 싸서 먹어야 제맛이다. 거기에 마늘 한 점 넣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 손엔 만들어진 상추쌈과 한 손엔 소주잔을 들고 다른 사람들도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 준다. 그것이 돼지갈비 집에서의 예의라 하겠다. 다들 건배할 준비가 끝나면 누군가의 건배 제의가 이어지고, 마침내 기다려왔던 돼지갈비와의 조우가 시작된다. 이 순간을 위해 그렇게나 오랫동안 맘을 졸이며 기다렸던 것이다. 정말 맛나고, 훌륭한 저녁 회식거리이자 안주라 하겠다.

 

숯불의 화력이 너무 좋아 갈비가 순식간에 익어 버리기 때문에 수다떠는 사람들은 혹 돼지갈비를 몇 점 못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수다떠는 사람들을 위해 된장찌개 밥 안주도 준비했다. 진한 국물의 된장찌개에 밥 한 공기를 그대로 투입하여 먹는 것이 밥안주인 된장찌개인 것이다. 좀 식었다 싶으면 냄비째 숯불 위에 올려 놓은면 된다. 다목적 안주이자 반찬인 셈이다. 돼지갈비는 숯불에 주로 먹기 때문에 나중에 볶음밥을 먹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는 그런 부족함은 된장찌개 밥안주가 메워주는 셈이다. 어쨌든 이날은 살이 좀 찌는 날이었다. 좋은 안주와 술이 계속 돌고, 이야기 꽃은 화려하게 피어나는 밤이었다. 원래 돼지갈비는 이런 맛에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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