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하면 거의 대부분의 식당 이름이 남원이라 붙는다. 곰탕이 나주라는 이름을 가장 많이 쓰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왜 남원에 추어탕이 많은지는 잘 모른다. 남원에 미꾸라지 양식장이 크게 있는 것일까? 사실 미꾸라지 추어탕은 양식까지 하면서 먹던 음식은 아니었다. 이맘때 논두렁에는 미꾸라지들이 참 많았고, 이렇게 자연산이라 불리는 미꾸라지들을 잡아다 집에서 된장풀어 끓여 먹던 어찌보면 구황식물 비슷한 음식이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미꾸라지는 소중한 단백질 공급원이자 식재료였다.
하지만 이젠 귀한 몸값을 자랑하는 건강식품이 되었다. 추어탕이 소고기 국물을 내는 곰탕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라 해도 사람들은 지갑을 연다. 건강한 음식이라는 생각때문이다. 이날 우리가 간 집은 군내면 용정단지 앞에 있는 새로 지은 건물의 깔끔한 추어탕 집이었다. 여기도 식당의 이름은 다른 집들처럼 남원이다. 남원 추어탕이다. 새로 만든 식당이다 보니 엄청 깔끔하고, 깨끗했다. 규모도 꽤나 큰 편으로 100명이 한 번에 가도 될 정도로 넓은 곳이었다. 회의를 마치고 원기를 보충하기에 이런 집이 또 없을 것이다.
다소 가격이 비싼 추어튀김도 주문했다. 몇 마리 안 되어 보이는데 가격은 20,000원이다. 비싸긴 하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그런 것인지, 여기가 원래 그런 미꾸라지를 쓰는지 살이 통통하게 오른 미꾸라지들이라 맛은 괜찮았다. 하긴 튀기기만 하면 웬만한 음식은 다 맛나다고 하지 않던가? 간단하게 추어튀김을 먹고 있노라니 오늘의 주인공 추어탕이 나왔다. 우리는 바로 이런 비주얼을 기대했다. 진한 된장의 색과 진득한 국물의 조화 말이다. 거기에 밥 한 그릇이면 정말 임금님 밥상이 부럽지 않다. 저 진한 국물 속에 미꾸라지가 과연 몇 마리나 들어 있을까? 너무 잔인한 생각인가?
부추와 마늘, 그리고 산초가루와 들깨가루도 넣었다. 산초와 추어탕이 잘 맞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모든 음식은 궁합이 있기 마련이네 산초와 미꾸라지도 그렇다고 들었다. 맞는지 모르겠네... 추어탕에는 늘 밥을 말아 죽처럼 먹는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먹는 것 같다. 여느 국밥과 달리 추어탕은 진하게 나온 국물을 죽처럼 먹어도 불만이 없다. 뜨거운 국물 탓에 부추는 들어가자 마자 바로 야들거리게 변하고, 진한 국물에 넣은 들깨가루와 산초가루도 어디로 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로 녹아 들어 버린다. 추어탕의 진한 맛에 모두 보조 역할이 되는 것이다.
먹다 보니 깍뚜기를 여러 번 리필하게 되었다. 여긴 깍뚜기 맛집이었다. 시원하고 달달하면서 적당히 매운 것이 국밥과는 찰떡궁합이라 하겠다. 국밥과 김치 또는 깍뚜기는 영혼의 메이트이다. 당연히 맛이 좋아야 하고 잘 어울려야 한다. 국밥을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뚝배기에 담아져 나오는 음식이 아니던가? 그만큼 우리네 전통적인 입맛과 잘 맞는 음식이라는 말이다. 젊은 사람들도 이런 국밥의 매력에 빠지면 아재들처럼 뚝배기를 찾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국에 밥을 말아 먹는 민족은 없다고 했는데 역시 한국 사람들의 창의력은 대단한 것 같다. 아마 전 세계 사람들이 국밥을 먹게 된다면 모두들 이렇게 밥을 말아 먹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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