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아침부터 빵을 먹고 싶을 때도 있다. 이른바 해장 빵이다. 이날 아침이 그랬다. 평소 빵이라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데 말이다. 우리는 이른 비가 추적거리는 아침에 광릉 수목원을 지나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뭔가 특이하면서 맛난 아침을 기대하며 드라이브를 한 것이다. 그러다 광릉 내에서 이집을 발견했다. 봉선사 입구에 있는 카페 겸 빵집이다. 과거에도 여기에 카페가 있긴 했다. 그 때 주인장이 아직도 그대로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젠 비건이라는 채식주의 빵집으로 바뀌어 있었다.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고 과연 빵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지 모르겠지만 여기는 그렇게 하고 있단다.
오전 9시 밖에 안 된 이른 주말 아침이었는데도 가게 안에는 만들어진 빵들이 엄청 많았다. 그런데 과연 이 빵들이 우유나 버터, 크림, 치즈 같은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고 만들었다니 정말 특이하기는 하다. 아무튼 건강에는 좋을 것이라 생각하며 우리는 커피와 이런 저런 빵들을 사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 올라가야 제대로 된 좌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식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아침부터 카페 안에는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하긴 우리도 그 특이함에 끌려 들어오긴 했지만 말이다. 향긋한 커피와 갓 구운 빵의 냄새는 참 조화가 잘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비건 음식이라 그런지 가격은 일반적인 빵집보다 비싼 것 같다. 아무래도 재료의 압박이 있을 것이다. 한정된 재료로 이런 예쁜 빵을 만든다는 것이 신기하기는 한데 과연 맛은 어떨까? 제일 중요한 것이 그것 아니겠는가... 아침이라 가볍게 먹자며 시작된 카페 회동이지만 웬만한 갈비탕 한 그릇 이상되는 가격을 지불하고 우리는 자리에 앉았다. 이래서 사람은 여유가 있어야 한다. 돈 생각하면 아무래도 기분이 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쩌다 한 번 이런 자리도 필요하리라. 광릉 내는 유원지라 하기도 그렇고, 그냥 관광지라 하기도 그렇고... 과거엔 맛집들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조금 변한 것 같긴 하다.
아침으로 선택한 샌드위치를 먹었다. 콩으로 만든 패티라는데 식감은 정말 소고기와 아주 비슷했다. 어찌보면 0칼로리 음료처럼 사람 입맛을 속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쨌든 건강한 재료임에 틀림없다. 식물성 기름으로 볶은 재료들은 신선한 냄새가 났다. 적당히 기름지고, 적당히 맛이 든 건강식이다. 커피와 잘 어울렸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향긋한 커피와 적당히 맛난 샌드위치가 있으니 분위기는 제대로 잡은 것이 맞다. 이국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디 멀리 관광이라도 나온 것 같다. 이런 맛에 아침 드라이브를 하는 것일까?
보통 요즘 유행한다는 소금빵은 버터의 향취가 물씬나기 마련인데 이집의 소금빵은 버터가 들어가지 않아 조금은 퍽퍽한 느낌이 있긴 했다. 그래도 건강한 맛이고, 질리지 않는 담백함이다. 제법 많아 보였는데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씩 먹다보니 빵들이 다 사라지고 없었다. 그 많은 빵들을 누가 먹었나? 건강하긴 한데 이러다가 살이 찌겠다. 비건이라 그런지 색감도 아주 특이했다. 빵들은 뭘로 물을 들였는지 뻘건 빛이 돌고, 소금빵도 쑥을 넣었는지 온통 푸른빛이다. 어쩌다 먹는다지만 이런 특이한 빵은 처음인지라 아무튼 재미있었다. 즐겁고 특이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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