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좋은 가격으로 맛있는 소고기와 술을 즐길 수 있는 가족외식장소, 포천시 소흘읍 황금화로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12. 30. 11:07

본문

과거 이곳은 그 유명했던 한양화로라는 이름으로 장사를 했던 곳이다. 어느날인가 상호가 지금의 '황금화로'로 바뀌었다. 한양화로 시절에도 몇 번을 간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식당의 실내는 거의 바뀐 것이 없었다. 아마도 주인장이 바뀐 것은 아닌가 보다. 소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높았던 곳이다. 한우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참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가보니 소고기의 맛은 그대로이고, 분위기는 차분해졌다. 가족끼리 외식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 아닌가 한다. 평소에 잘 먹지 못했던 다양한 소고기 부위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은 운치도 있었는데 창밖으로는 눈이 꽤나 많이 내리고 있었다. 눈 내리는 창밖 풍경을 보면서 잘 익은 소고기를 먹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역시 맛난 식사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분위기와 상황도 맞아 떨어져야 한다. 우리는 52,900원 하는 황금A세트를 주문했다. 이렇게 하면 꽃갈비살, 눈꽃살치살, 토시살 등 이름도 생소한 소고기 부위를 먹을 수 있다. 양도 넉넉한 편인데 500g이나 된다. 한 근이 다 되는 적지 않은 양이다. 반찬은 손님들이 자유롭게 리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대단한 반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것도 맘에 드는 부분이다.

 

식당의 이름처럼 황금빛의 화로에 벌건 숯불이 담기고 드디어 소고기 타임이 시작되었다. 작은 종지에 치즈를 뿌려 주는데 나중에 치즈가 녹으면 고기를 찍어서 먹을 수 있다. 숯불의 화력이 얼마나 좋은지 고기를 올리자 마자 치직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났다. 숯불이 주는 묘한 비주얼과 소리와 향기가 아주 조화로운 모습이었다. 이렇게 좋은 안주에 술이 빠질 수 없어 한 병 주문하고, 고기는 너무 익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굽기 시작했다. 선홍빛 생고기가 점점 검붉은 색으로 변하는 모습도 아주 재미있는 부분이다. 우리는 미디엄레어 정도로 익혀 먹었다. 더 익으면 괜히 고기가 질기기만 하니 말이다.

 

소주도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한라산이라는 제주도 술을 주문했는데 소고기나 소주나 평소엔 자주 먹지 못했던 것을 먹는 것이 이런 분위기에는 더 잘 어울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화로에서 고기가 굽는 소리나 냄새가 향긋해지니 드디어 먹을 시간이다. 솔직히 그냥 먹어서는 이 고기가 어느 부위인지 잘 모르겠다. 소고기를 평소 잘 먹지 않기 때문도 있지만 그만큼 입맛이 예민하지 못한 모양이다. 소고기는 부위마다 맛이 다 다르다는데 문외한의 입에선 그냥 다 같은 소고기 맛이다. 이래서 비싼 돈을 들여 소고기를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어차피 맛난 것인지 아닌지 구분도 잘 못하니 말이다.

 

영 모르는 사람 입맛에는 함께 나온 버섯도 아주 맛이 좋았다. 술과 고기는 예로부터 호사스런 밥상의 상징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즐겁고, 넉넉한 밥상을 마주하고 앉아 흥건하게 취하는 저녁회식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사람 사는 것이 별것이 있던가... 이렇게 행복하고 즐거우면 그것이 다 아니던가... 이런 대목을 성경 전도서에도 나온다. 열심히 일하고, 일한 뒤에 가족들과 맛난 저녁을 먹으면서 너의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야 말로 신이 허락한 너의 분복이라고 말이다. 밖에선 마치 연극무대 소품처럼 계속해서 눈이 내리고 고기는 잘 익어가고, 술맛은 향긋했다. 참 좋은 밤이다.

 

마지막에 물냉면을 입가심으로 먹었는데 술이 취해서인지 이것도 아주 맛이 좋았다. 슴슴한 맛이 평양냉면의 그것처럼 깊은 맛으로 다가왔다. 역시 솜씨가 좋은 장인은 무엇이든 잘 만드는 법이다. 둘이 소고기를 실껏 먹고 냉면에 소주까지 먹었지만 계산할 때 10만 원이 넘지 않았다. 가성비가 정말 좋은 곳이다. 눈 내리는 밤길을 걸어서 돌아가면 이날의 저녁 회식은 완벽하게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제 곧 퇴직인데 이런 여유있는 저녁이 더 자주 생길까? 아님 맘이 편하지 못해 더 못할까? 사람 앞일은 모르는 법~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믿고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다. 그럼 결과도 좋을 것이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