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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겨울 바다를 제대로 둘러 볼 수 있는 비법, 경북 울진군 죽변 해안 스카이 레일

by jeff's spot story 2024. 2. 5.

이번 겨울 바다로의 여행은 바로 이것을 타기 위함이었다. 울진군은 전에도 잠깐 들린 적이 있긴 하지만 눌러 앉아 관광을 하지 않았기에 이런 좋은 경험은 하지 못했다. 우리가 목표로 한 것은 바로 죽변항 근처에 있는 스카이 레일이라는 일종의 모노레일을 타는 것이었다. 사진으로만 봐선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관광시설이었기에 꼭 직접 가서 타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울진에 들어 오자 마자 바로 죽변항으로 향했다. 


한 겨울 연말에 과연 이 모노레일을 타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4시가 좀 넘어서고 있었는데 한 바퀴 타고 돌아 오는 시간이 40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어쩌면 올 때는 해가 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타는 줄은 몰랐다. 보통 케이블카 처럼 길어야 15분 남짓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영 아니었다. 두 사람 왕복 가격이 26,000원 인가 그랬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거리가 워낙 기니까 이해가 갔다. 


지상에서 약 11미터 위에 있다는 스카이 레일은 아주 작은 모노레일이었다. 이런 식으로 작은 모노레일들이 기차처럼 순차적으로 이어져 가게 되는 방식이었다. 손님은 아무것도 만지거나 조작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몸만 내 맡기고 밖의 경치를 보면 되는 것이다. 너무 작아서 네 명 이상은 들어가기 힘든 정도였다. 우린 둘이니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사람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11미터 높이가 처음엔 조금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적응이 되어 둘러 보는 내내 정말 신나고 재미있었다. 


한 겨울의 바다를 이렇게 가까이 다가가 본다는 것이 너무 흥미진진했고, 불어 오는 바람소리와 갈매기 떼, 그리고 부딪치는 파도가 한 편의 영상 작품처럼 느껴졌다. 이날 바닷바람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스카이 레일이 가는 중간에 흔들 흔들 하기는 했다. 그래도 겨울바다가 주는 독특한 풍경에 매료되어 우린 그저 파도만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정말 장관이 따로 없었다. 해가 질 무렵의 석양이라 풍경이 더 운치있고, 멋진 것 같았다. 여름엔 이 안이 좀 덥게 느껴질 것 같은데 겨울엔 춥지 않고 아늑했다. 타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A코스와 B코스가 있고, 꼭 왕복이 아니라 편도도 있었다는데 코로나 여파 때문인지 B코스는 운행하지 않았고, 편도 운행도 하지 않았다. 그냥 말 그대로 한 바퀴 돌아오는 것이 다였다. 갈 때와는 또 다른 돌아 오는 풍경이 주는 여운이 깊어서 가지 못한 코스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부서지는 파도를 이렇게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상황이었다. 이런 비슷한 기구를 포천에도 설치하면 사람들이 많이 탈 것 같은데 말이다. 한탄강변에 만들면 아마 명물이 되지 않을까? 여기까지 와서도 또 포천 타령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