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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편한하게 맛있는 곱창을 동네에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대전시 유성 동네곱창

by jeff's spot story 2024. 2. 1.

여행을 다녀 오는 길에 중간쯤인 대전의 유성을 들리는 것이 이젠 습관처럼 되어 버렸다. 이곳 유성은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아이템이 공존하는 나그네들의 성지 같은 곳이다. 가성비 좋은 숙박업소도 많고, 돌아 다닐 수 있는 먹자골목도 많다. 정말 먹거리, 놀거리의 천국이다. 그래서 이날도 들렀다. 숙소에서 나와 어딜 갈 것인가 궁리하며 돌아다니던 우리 눈에 이집이 들어왔다. 역시나 비교적 가성비가 좋은 곱창집이라 하겠다. 이름하여 동네곱창이다. 이런 집은 꼭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다니던 곱창집과는 약간 분위기가 달랐는데 그래서인지 몰라도 곱창집 손님들은 대부분 젊은 청년들이었다. 원래 곱창은 아재들의 전유물 같은 것이었는데 요즘은 송우리에서도 곱창집 손님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기는 하다. 곱창은 술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기에 술을 즐겨하지 않는 요즘 청년들의 취향과는 좀 맞지 않는 것 같은데 이상한 일이다. 아무튼 우리는 모처럼 젊은 기운을 만끽하며 곱창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곱창이 나오기 전에 주는 찌개는 보통 선지국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기는 순두부찌개를 준다. 그리고 낙지에 꽃게까지 들어있다. 확실히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구성이라 하겠다. 얼큰한 순두부찌개로 벌써 소주를 반병이나 먹어 버렸다. 이러면 페이스가 깨지는데 조심해야지... 버섯이나 감자를 이렇게 생으로 주는 경우도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아무튼 하나부터 열까지 뭔가 조금씩 달랐다. 여기도 다른 집들처럼 어느 정도 곱창을 다 익혀서 내어주는 방식이라 주문하고 곱창이 나오기 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곱창이 나왔다. 그런데 보니까 생곱창이 아니라 한 번 익힌 그러니까 수입곱창인 것 같았다. 확실하지는 않다. 다만 이렇게 기름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생곱창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맛은 좋았다. 사실 생이든 국내산이든 맛이 제일 중요하다. 곱도 꽉 차 있었고, 씹는 식감도 훌륭했다. 사실 곱창은 이 두 가지 맛이 제일 중요하다. 양으로 승부를 거는 음식은 아니지 않던가? 그리고 워낙 염통을 좋아하기 때문에 추가로 주문했다. 그런데 염통도 여긴 특이했다. 보통은 얇게 편처럼 썰어주는데 여긴 깍뚝썰기로 마치 큐빅처럼 만들었다. 

 

아무튼 넉넉한 양을 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곱창과 염통구이로 어느 정도는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거기에 얼큰하게 취해가는 소주가 있으니 또 좋은 나라로 향해 가고 있었다. 참 편한 이치다. 이렇게 몇 천원만 있으면 단 몇 십분 만에 기분이 좋아지고 세상이 밝아 보이니 말이다. 좋은 안주와 술은 행복을 주는 열쇠같은 존재들이다. 곱창을 넉넉하게 남길 정도로 먹는 적은 없지만 이곳의 양은 제법 많은 편이라 염통을 조금 남길 정도로 푸짐하게 먹었다. 

 

마지막엔 정말 특이한 서비스가 나왔다. 꽃게를 튀김처럼 만든 반찬이었다. 이런 꽃게튀김은 본적이 없다. 그런데 바싹하게 튀겨 낸 꽃게가 또 나름 맛이 있더라는... 곱창과 꽃게의 조화라~ 아무튼 모든 면에서 참 특이한 집이었다. 곱창 기름이 아까워서 우린 김치까지 볶아 먹었다. 만일 곱창이 좀 모자랐다면 여기에 밥도 볶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두 어 시간 남짓한 우리의 넉넉한 곱창 파티는 끝났다. 맛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