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에서 호강하며 먹는 기분 닭도리탕, 포천시 군내면 반월가든

지인을 통해 이 집을 알게 되었다. 반월아트홀 근처에 있는 반월가든이라는 식당이다. 처음 닭도리탕을 먹자는 말을 들었을 때 길가에 있는 흔히 볼 수 있는 집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영업을 시작한지 일 년 정도 되었다는 이집을 나 역시 이길을 다니며 본적이 없다. 즉, 길가가 아니라 도로에서 좀 안쪽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들어갔을 때 첫 인상은 식당이 아니라 펜션이나 계곡에 있는 방가로에 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좀 특별하고, 다른 곳에선 쉽게 만날 수 없는 이집만의 장점이 바로 이것이다. 

민박집으로 예약할 수도 있다는 이집은 각 식사 공간이 모두 독립적으로 되어 있다. 즉, 한 두 사람이 길을 걷다 들어와 먹는 시스템이 아니라 미리 단체로 예약을 해야 올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도 지인의 예약 덕분에 몸만 가서 숟가락을 바로 들 수 있었다. 독립된 한 건물로 들어가면 우리만을 위한 식탁이 준비되어 있고, 다른 식당보다 조금 비싼 가격이지만 어디 계곡 깊숙히 들어와 먹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앞으로 회식을 한다면 아마 이집의 이런 시스템을 자주 이용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왔지만 만일 저녁에 만났다면 망설이지 않고 바로 술부터 주문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이곳은 술을 부르는 분위기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완전하게 독립된 공간에서 수 많은 이야기들을 하게 될 것이다. 그중엔 나라를 세우자는 말도 있을 수 있고, 사업을 새롭게 하자는 말도 있을 수 있다. 다소 진하고, 강렬한 양념이 돗보이는 이집의 닭도리탕을 먹으면서 말이다. 달달한 맛도 강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재 스타일은 아니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일종의 퓨젼 닭도리탕이었다. 이런 양념이라면 밥을 비벼 먹어야 하는데 양이 많아 그러질 못했다. 

맛있고 분위기 좋은 방에 앉아서 우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멀리 나온 것 같은 기분에 서로 약간은 들뜬 분위기였다. 차로 10여 분을 왔을 뿐인데 이렇게 색다른 맛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보글 보글 끓고 있는 닭도리탕을 보니 정말 참기 힘들 정도로 소주 생각이 간절했다. 참아야 하느니라.... 지인 말로는 여럿이 와서 먹으면 이집의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란다. 하긴 그렇다. 10여 명 이렇게 어딜 가든 요즘 식대는 무척 부담이 된다. 차라리 확실하게 분위기 잡으면서 먹을 수 있는 이집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지 모르겠다. 회식의 강자로 아마 다시 이집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