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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바람의 언덕에서 만나는 편안하고 맛있는 맛집의 갈치조림, 거제시 바람의 언덕 맛집

by jeff's spot story 2024. 2. 11.

거제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누가 뭐래도 바람의 언덕이다. 드라마에도 많이 등장한 이곳은 거제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라 하겠다. 유난히 산과 언덕이 많은 거제는 어딜 가나 바다를 배경을 한 언덕이 많다. 그중에서도 바람을 많이 받는 남해의 특징까지 간직한 곳이 여기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바람의 언덕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30분 경이었다. 당연히 언덕에 오르기 전에 우린 밥을 먹어야 했다. 유명 관광지는 아무래도 맛 대비 값만 비싼 곳이 많으니 여기도 그러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기왕 유명한 이곳에서 먹기로 했으니 내가 좋아하는 갈치조림을 먹기로 했다. 


마침 이날 바람의 언덕의 민간 주차장에서는 한창 배의 그물을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라 차들이 들어가지 못해 여기 저기 정체가 심각했다. 다행히 차를 잘 세우고 우리는 갈치 조림을 먹기 위해 이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이 한 팀도 없었다. 이럴수가... 유명 관광지의 가장 몫 좋은 식당에 한창시간에 손님이 한팀도 없다니... 아마도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지 현지에서는 식사도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미리 다른 곳에서 식사들을 하거나 관광지 식당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 일 수 있다. 하지만 글쎄 이러면 아무리 관광객이 많이 와도 현지 경제는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니 좀 난감했다. 


우리는 갈치 조림 두 개를 주문했다. 어짜피 일 인분은 주문이 안 된다 하니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나오는 반찬이 영 부족한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거제의 식당들에 비하면 좀 빈약한 편이었다. 거제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느낀 공통점은 경상도 음식이 간이 세다는 선입견과 달리 무척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맛이라는 것이다. 여기도 그랬다. 자연스러운 간과 양념은 집에서 먹는 음식같은 느낌이 들었다. 왠지 건강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누가 경상도 음식의 간이 세다고 했는지 의아해 지는 순간이었다. 


전날 먹은 갈치 조림의 맛이 아직 여운으로 남아 있지만 이곳의 갈치조림 역시 입엔 착착 감겼다. 역시 생선조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음식이 제격이다. 비린맛을 유난히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런 음식이 좋지 않을 것이다. 이곳의 갈치조림이 비린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영 입에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미안하게도 너무 맛이 좋았다. 정말이지 국물까지 싹싹 긁어서 먹을 정도로 엄청 잘 맞았다. 이 정도라면 관광지 식당이라는 선입견을 갖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칼칼하면서 진한 갈치 조림의 맛은 나에겐 거의 패스트 푸드 가게의 햄버거나 스테이크 더 힐링이 되는 음식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결국 이 갈치 조림은 혼자 다 먹은 셈이 되고 말았다. 괜스레 미안했다. 이럴 줄 알면서도 여길 들어 왔으니 참 이 상황을 어쩐다... 먹고 나가는 길에 바람의 핫도그라도 먹으라고 해야 할까 보다 싶었다. 생선조림의 또 다른 별미는 양념이 듬뿍 들어간 잘 익은 무를 먹는 것이다. 저 무만을 먹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저 무를 밥에 버무려 먹거나 김치 같은 다른 반찬과 함께 밥을 먹는다. 그 맛이란 참...

그렇게 바람의 언덕을 오른 것보다 훨씬 더 감명적인 식사를 했다. 우리가 들어 와 식사를 하는 사이 다른 손님들이 서너 팀 더 들어왔다. 대부분 우리처럼 나이를 먹은 사람들이었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은 이런 곳에서 식사를 잘 하지 않는가 보다. 앞서도 그랬지만 아무리 사람들로 북적이면 뭘 하나? 그 사람들이 지역에서 소비를 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일 뿐이고, 괜히 쓰레기만 버리고 갈 수도 있는 것을... 뭔가 사람들이 더 감명받을 만한 영업적인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맛난 밥을 먹으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