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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참치 좋아하는 매니아들 사이에 맛집으로 유명한 이흥선 참치집, 의정부시 녹양역 이흥선 참치

by jeff's spot story 2024. 2. 11.

평소 각자의 위치에서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만날 시간이 마땅치 않았다. 하나는 포천의 북쪽에, 하나는 고양에, 포천시청에 그렇게 찢어서 생활하니 함께 일한다고는 하지만 시간 내서 일부러 만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가끔 우리는 고읍에서 회동을 하곤 했는데 이날은 가장 멀리 행신동에서 오는 친구를 배려하여 의정부 녹양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주 번화한 곳은 아니지만 우리가 원하는 어느 정도의 먹거리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역 건너편 상가 사이로 들어가면 이런 저런 식당들을 접할 수 있다. 이날 우리가 택한 곳은 가장 뒷편에 있는 이집 바로 이흥선참지 집이었다. 이 이름의 체인점이 있는 것 같은데 의정부 시청 앞에도 송우리에도 같은 이름의 식당이 있기 때문이다. 


참치집 치고는 다소 작은 규모였는데 이 자리에서 오랜 시간 장사를 했는지 식당 내부는 세월의 흔적이 뭍어 나고 있었다. 대부분의 참치집은 따로 방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은 그런 방이 별로 없었다. 사실 참치집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았다. 그렇지만 내실은 있어 보였다. 종업원도 많은 편이었고, 내오는 반찬도 다양했다. 한 사람에 28,000원 이라면 송우리 참치랑 가제랑과 같은 가격으로 저렴한 편이다. 그런대로 이런 저런 다양한 먹거리가 나오니 왠지 돈을 번듯한 느낌이었다. 우리 세사람의 설 맞이 회동이 드디어 이렇게 시작되었다. 


참치집에 오면 만나는 반가운 아이템이 꼭 있다. 바로 다슬기이다. 평소 그렇게 먹고 싶은 녀석인데 사실 쉽게 만나긴 어려운 친구이다. 몸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입에도 즐거운 음식이다 보니 평소 자주 먹고 싶다는 생각은 난다. 하지만 일부러 이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보니 이런 자리에서 만나는 다슬기는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그렇게 잠시 앉아 이런 저런 반찬들을 먹고 있노라니 드디어 메인 디쉬가 나왔다. 여러 부위의 참치를 즐겁게 먹을 수 있다. 사실 참치를 참 좋아는 하지만 이 참치살이 어느 부위인지는 잘 모른다. 그저 하얀 부분이 배살이려니 하고 먹긴 한다. 껍질 같은 것이 붙어 있는 흰살은 참 맛이 좋았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 해야할까? 이 가격에 이런 수준의 참치를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참치 뼈 라는 것도 나왔는데 어느 부위인지 몰라도 이렇게 큰 뼈가 들어 있는 생선이 바다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도대체 참치는 얼마나 큰 생선이란 말인가? 바다 먹이 사슬에 최상위에 있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이렇게 큰 고기가 그 몸집을 유지하려면 또 얼마나 많은 작은 고기들을 잡아 먹을까? 바다속도 참 살기 팍팍한 세상이리라. 서로 먹고 먹히고 살기 위한 몸부림이 있고, 그 중에 포식자도 있고 늘 당하는 약한 존재들도 있을 것이다. 하긴 그렇게 보면 인간이 바다 먹이 사슬에 최 상부에 위치한 동물이긴 하다. 결국 우리가 다 잡아 먹으니 말이다. 이렇게 다른 고기들을 잡아 먹는 포식자의 몸이 왜 이렇게 맛이 좋은 것일까? 솔직히 육지 동물은 늘 초식동물만 먹지 다른 동물을 잡아 먹는 육식동물은 우리가 잘 먹지 않는다. 결국 맛과 효율성 때문일텐데... 만일 사자나 호랑이 고기가 맛이 너무 좋았다면 지금보다 그 동물들은 훨씬 살기 힘들었을 것이다. 다 멸종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인간 때문에...


조금 나온 잔치국수에 물기를 꽉 짠 백김치를 먹는 맛도 남달랐다. 워낙 국수를 좋아하다 보니 이런 식으로 다시 만나는 잔치 국수 한 그릇이 얼마나 고맙던지... 다른 사람의 국수까지 내가 뺃어 먹을 정도였다. 거기에 맛이나 보라면 가지고 온 오징어 튀김도 참 훌륭했다. 이렇게 먹으면 제대로 된 일식집에서 먹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저렴한 가격에 대단한 대접을 받은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처음 우리는 청하로 술을 시작했는데 이러다간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이라 걱정하던 동생 때문에 중간에 소주로 주종을 변경했다. 하지만 먹어 보면 역시 참치는 청하가 더 잘 어울린다. 사실 사케도 무척 잘 맞는다. 가격적인 부담이 없다면 사케를 늘 먹을 것 같기도 하다. 그건 무슨 이유인지 잘 모르겠다. 우리식의 세코시 생선회는 분명 소주가 잘 어울리는데 일식집에서의 생선회는 청하나 사케가 잘 어울리니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흥겹고 즐겁게 그리고 맛있게 먹은 우리의 저녁 회식은 배도 부르고 맘도 편안하게 마무리 되었다. 올 해도 우리는 뭔가 신화 같은 일들을 하고 성공이라는 결과물도 얻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젠 우리가 제법 이 분야에서 다들 전문가라 내노라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니 가능 할 것이다. 기대되는 2024년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