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한 달 정도 의정부시 고산동을 간다. 이날도 좀 이른 시간에 가게 되었다. 일을 마치고 나오니 점심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평소 다니면서 봐 두었던 칼국수 집이 있어 가기로 했다. 쌀쌀함이 감도는 이런 계절에 딱 맞는 따끈하고 진한 사골국물 칼국수는 어쩌면 소울푸드 인지도 모르겠다. 이집의 이름은 '한복판 칼국수'다. 칼국수 집은 아무래도 여름보다는 겨울에 더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인 것 같다. 이집도 분명 여름보다는 이 시기에 더 손님이 많아 보였다. 칼국수 집의 여러 버전 중에서 이집은 사골국물을 육수로 하는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사골보다는 해물이나 바지락을 더 좋아하지만 사골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우리는 사골 칼국수와 겨울에 어울리는 떡만두국을 주문했다. 만두국은 칼국수보다 2,000원이 비쌌다. 만두가 커서 그런가? 반찬은 다른 칼국수 집에는 별로 없는 단무지가 있고, 배추를 소금에 절이지 않은 채 겉절이로 만든 김치가 있었다. 이 배추가 펄펄 살아 있는 김치가 참 별미였다. 다소 짠듯한 느낌이었지만 진한 칼국수와 참 잘 어울렸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말끔한 구성이었다. 다른 메뉴들도 있긴 하지만 여긴 역시 칼국수와 만두국이 전문인 집이었다. 의외로 남자 손님들이 많았는데 인근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보이는 손님들이 많았다. 하긴 칼국수 좋아하는 남자들도 꽤 많다.





칼국수나 만두국 모두 같은 육수를 사용했다. 진한 사골이다. 진짜로 사골을 넣었다는 문구가 눈에 띄였다. 결국 칼국수는 면이고, 만두국국은 떡과 만두인 셈인데 과연 뭐가 더 맛이 좋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여긴 역시 칼국수가 더 나아 보였다. 만두국의 만두는 이집에서 직접 만든 것 같지는 않았는데 담백하고, 달달한 맛이 나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었다. 어찌나 크던지 한 개만 먹어도 배가 불러 올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만두국에도 만두가 세알 밖에 없었다. 하긴 이렇게 큼직한 만두라면 세알로도 충분하기는 하다. 처음 봤을 때 느낌이 어룡동에 있는 홍두깨 칼국수와 아주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사골 국물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의 칼국수 집이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비슷했다. 혹 무슨 관련이 있는 집은 아닐까... 다른 점은 홍두깨 칼국수 집의 고기 고명은 손을 찢어 얹은 것이고, 이집은 고기를 다지듯이 잘게 잘라 넣었다는 점이다. 식감면에서는 홍두깨 칼국수가 더 나을지 모르지만, 국물에 들어가 자연스러운 국물 맛을 낸다는 점에선 이집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사골국물 칼국수를 정말 오랫만에 먹는 것인지라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 분명 짭짤한 국물인데도 거의 다 마시듯 먹었다. 이래서 오늘도 염분 만땅이 되기는 한다만 말이다.





이상할 정도로 사골 국물과 잘 어울리는 단무지를 반찬으로 열심히 먹었다. 면도 부드럽고, 쫄깃한 것이 그저 술술 넘어갔다. 양이 좀 되는 사람들은 분명 이 국물에 밥을 말아 먹을 것이다. 옆 테이블을 보니 대부분의 남자 손님들은 그렇게 하고 있었다. 이건 그냥 칼국수가 아니라 진한 국물의 설렁탕이나 곰탕을 연상시키는 맛이니 당연한 일이다. 간만에 입에 잘 맞는 사골 국물 칼국수를 먹어서인지 몰라도 우리는 참 만족스러웠다. 가성비도 괜찮고, 식당도 깔끔하고, 뭐 하나 나무랄 만한 것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집에서 좀 멀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자주 오기 어려우니 말이다. 그래도 고산동에 오게 되면 혼자라도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할 만한 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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