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흘읍 상운아파트 상가도 예전에 비하면 그래도 좀 활성화가 된 느낌이다. 요사이 이 부근에 새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하여 한창 토지수용이다 뭐다 하여 좀 시끄러웠는데 정말로 농사짓던 비닐하우스 들이 없어지는 것을 보니 내년에는 뭔가 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동네가 좀 살아나는 기분이다. 아무튼 얼마 전 상가 건물에 새로 문을 연 순대국 집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개인적으로 삼겹살 집보다는 이렇게 국물을 파는 집이 더 반갑다. 아무래도 물에 빠진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아는 형님과 부담없이 추리닝 바람으로 어슬렁 거리며 갈 수 있었다.





동네 순대국 집이라 가격은 착한 편이었다. 순대국 한 그릇에 10,000원이다. 요사이 어딜가도 국밥 한 그릇을 만 원짜리 한 장내고 먹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다. 가게는 이전에 삼겹살 집이었을때도 자주 왔던 곳이라 익숙했다. 큰 변화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주인이 바뀐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전에 있던 주인장은 아닌 것 같았다. 우리는 순대국이 아니라 술국을 주문했다. 어차피 술 한 잔 하러 온 것이지 밥을 먹으러 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술국이 있는 것을 보면 토종 순대국이라는 상호가 어느 정도 어울리는 곳이라 하겠다. 원래 순대국은 밥도 되고, 안주도 되고, 해장도 되고 그렇게 만능의 국밥이니 말이다.




술국은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바로 그 비주얼이었다. 돼지 사골을 푹 끓여 내온 국물에 찰순대와 토종순대가 적절히 들어가 있고, 돼지의 부속고기들도 들어 있다. 다소 내용물이 적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소주 안주로는 아주 그만이다. 들깨를 미리 넣었는지 국물에서 고소한 맛이 확 올라왔다. 서둘러 내 그릇에 옮겨 담고 정신없이 몇 숟가락을 떠 먹었다. 술보다 먼저 순대를 먹게 되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 반갑기는 했는 모양이다. 소주 한 잔을 입에 넣고 순대국을 먹으니 역시 더 맛이 좋았다. 우리는 이런 맛에 국밥을 먹는 모양이다. 입에서도 즐겁고, 속도 든든하고, 심리적으로 이렇게나 안정이 되니 말이다.




하지만 먹다보니 뭔가 허전한 듯 하여 안주로 먹을 모듬순대를 주문했다. 모듬 순대가 소 사이즈가 있다면 좋을텐데 그냥 20,000원 짜리만 있었다. 그래서 주인장에게 건의를 했다. 술꾼들을 위해 소 사이즈와 중 사이즈 이런 식으로 양을 좀 조절해 달라고 말이다. 글쎄 우리의 건설적인 제안이 주인장에게 얼마나 설득력있게 들렸을지 모르지만 술꾼 소비자 입장에서는 양보다는 다채로운 안주 구성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모듬 순대는 우리가 생각하던 그 비주얼은 아니었다. 특히 접시의 왼쪽 끝에 죽 늘어선 노랑색의 순대는 '이게 뭐지?'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정말이지 이것도 순대인가?





이 노랑색의 순대는 돼지피를 넣지 않은 순대란다. 돼지피가 들어가지 않은 것도 순대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는 것인가... 아무튼 야채를 위주로 넣었다는데 순대하면 떠 오르는 약간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었다. 맛은 글쎄 뭐랄까 특이하고, 매웠다. 여기에 청양고추를 넣었기 때문이란다. 이것은 순대라기 보다는 뭐랄까 새로 나온 브런치 같다는 느낌! 아무튼 참 특이했다. 술 안주로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 듯 했지만 그래도 신기한 맛이었다. 우리는 이날도 결국 과잉섭취의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말았다. 원래 순대라는 음식이, 안주가 그렇다. 늘 순대국은 소주병이 옆에 있어야 자연스럽지 않던가... 역시 동네에서 먹는 순대국이 좋긴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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