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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고소하고 부드럽고 영양많은 손두부의 맛, 속초시 노학동 대청마루 순두부

by jeff's spot story 2024. 2. 22.

올라오는 길에는 강릉이 아닌 속초쪽으로 가기로 했다. 매번 이곳을 지날 때마다 그냥 지나친 속초의 명물 순두부를 먹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 두부는 너무 좋아하는 음식이고 혼자 두부김치를 만들어 막걸리를 즐기는 것을 행복을 여기고 있다. 자당어른께서 하시는 산정호수의 손두부가 현재까지 내가 아는 가장 맛난 두부요리였다. 과연 이곳에서는 새로운 아이템을 얻을 수 있을까?


원조와 전통을 강조하는 간판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을 지경인 이 길에서 우린 가장 감이 와닿는 한집을 택해 들어갔다. 대부분의 먹자골목이 그렇듯이 이 근방의 집들은 다른 집들이 얼마나 장사가 잘 되는지 무엇을 얼마나 받는지 잘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대충 비슷한 정보와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으리라. 하지만 사람심리가 왠지 그래도 그중에 최강자 있을 것이고 그집을 찾고 싶은게다. 그저 슥 지나가면서 그런 난해한 컨텐츠를 꿰뚫는다는 것은 물론 불가능한 일이다. 블로그나 다른 인터넷의 책임지지 않는 정보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다만 나의 감을 믿을 뿐이다. 


속초 순두부가 처음인지라 어떤 것을 주로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거의 실패하는 일이 없는 비빔밥과 순두부를 주문했다. 대청마루라는 이름에 걸맞는 엄청난 큰 마루를 가진 집에서 조금 시간을 두고 기다리자니 비빔밥과 순두부가 나왔다. 아마도 이 반찬들은 무엇을 주문하든 이런식으로 나오는 모양이다. 인상적인 것은 새우로 담는 젖갈이었는데 비린내도 나지 않고 달달한 것이 맛이 좋았다. 오징어젖과 더덕은 너무 달아 젖가락이 잘 가지 않았다. 요즘은 TV에 나온 것처럼 달게 만드는 것이 대세이긴 한가보다. 어디가나 설탕을 다 쓰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처럼 설탕을 들이 붓는다. 나물들은 나름 좋았으나 역시 약간 달달했다. 


비빔밥이야 맛있는 고추장과 나물 서너 종류만 있어도 어느 정도는 맛을 내니 큰 감흥이 없었지만 손두부는 나름 괜찮았다. 잡내가 거의 없는 맑은 두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자당어른의 손두부가 고소하고 묵직한 두부라면 이곳의 손두부는 맑고 투명하기까지 한 슬림하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굳이 점수를 메기자면 그래도 친구 어머니의 그것이 더 낫긴 했지만 이곳의 두부도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들 정도의 내공을 가진 것이 틀림없었다. 부드러운 두부를 간간한 간장을 넣어 먹는 맛은 서양의 어느 에피타이저나 디저트도 흉내 낼 수 없는 식감과 건강을 선사한다. 이날의 선택은 좋았다고 자평하고 싶다. 


사실 다른 집들은 가보지 못해 이집의 맛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른다. 다만 깨끗하고 친절했으며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다음에 속초를 온다면 그리고 나처럼 이곳을 처음오는 친구들을 데리고 온다면 내가 이곳에 와봤는데 괜찮더라며 자랑삼아 그들을 이끌고 이집을 다시 찾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