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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돌아가는 이야기

국제마케팅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동남아시아 무역 시장에 관한 소고

by jeff's spot story 2024. 4. 14.

우리나라가 수출에 많이 의존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2019년 IMF의 자료 기준으로 한국의 수출 의존도는 37.5%로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금도 수출량의 많은 부분이 특정 몇몇 국가로 한정되어 있어 유사시 유연하게 대처하기가 비교적 어려운 형국이기에 인구가 많고 평균 연령이 낮아 경제활동의 주축이 되는 소비층 및 노동 자원이 풍부하며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아세안 각국으로 수출 의존도를 분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동남아시아를 연구 주제로 삼게 되었다.

아세안 회원국들을 단일체로 간주할 경우 2019년 기준으로 대략 1인당 GDP 4800불의 6억 7천만의 인구를 가진 경제 대국이 된다. 자동차 시장에 한정해서 보자면 2018년 기준으로 연 350만 대 정도가 팔리는 큰 시장이자 400만 대 가량을 생산하는 차기 자동차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전통적으로 양대 강력 세력인 인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후에 이슬람의 영향도 강하게 받아 어느 지역이건 간에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상당한 혼잡한 모양을 보인다. 동양의 유교 문화권과 같이 모두가 공유하는 공통 분모가 없이 고유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서구의 식민화를 겪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민족이 한 데 묶여버린 경우가 있는데 이는 현재도 원활히 해결되지 못한 채 내전과 분열 및 소요 등으로 표출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진출에 앞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공통적으로 공업화와 도시화가 비교적 느린 속도로 진행된 만큼 동남아시아는 서구의 개인주의 문화보다는 전통적인 대가족 중심의 문화가 아직도 강한 편이다.

일본 자동차는 말레이시아 등 일부를 제외하고 약 95퍼센트 가량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데 일본 자동차의 이러한 성공은 크게 시장 선점, 품질, 가격에서의 우위라고 생각된다. 동남아 시장 투자 및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별 어려움 없이 자동차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었고 이는 아세안 각국이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을 이루기 시작한 근래까지 자국 기업 외에는 거의 경쟁자가 없다시피 한 환경이 되었다.


동남아 각국은 사회적인 인프라가 그렇게 잘 구축된 편이 아니기에 한 번 사면 최대한 잔고장 없이 오래 탈 수 있는 차량을 선호하는데 당시 제조업을 선도하고 있던 일본은 제품의 이런 품질이 매우 뛰어나 이런 동남아인들의 수요를 충족시켰다.

외교적 성공으로 관세를 낮추고 녹다운 방식의 수출, 현지 제조공장 건설 등 현지에서 생산 및 판매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가격 면에서 경쟁 국가들보다 훨씬 우위에 설 수 있었다. 서구의 차량보다 일본산이 연비가 좋아 유지비가 낮다는 것도 성공에 한몫하였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미중 무역 분쟁과 올해 판데믹의 영향으로 인한 부정적인 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하여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조금씩 철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후발주자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이에 한국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동남아 환경에 맞는 품질이고 다른 하는 정세적 우위이다. 근래 중동과 아프리카도 전통적인 일본차의 텃밭이었으나 더 싼 가격에 비슷한 품질을 보이는 기아와 현대 등 한국제 차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국산 트럭과 다목적차량의 내구성이 동남아 시장에 매우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우리나라는 동남아시아와 공유하는 불편한 역사나 이권이 없고 문화 산업을 통해 구축된 긍정적인 이미지를 활용하여 다른 경쟁국보다 좀 더 마찰 없이 접촉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