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옥정을 다녀오는 길에 우연히 이집을 발견했다. 비슷한 이름의 식당을 예전 포천의 군내면에서 본 것 같은데 이리로 옮겨 온 것인지 다른 사람이 주인장인지 잘 모르겠다. 밖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정갈함이었는데 역시나 들어가 보니 그 느낌이 제대로였다. 칼국수의 재료를 직접 다듬어 요리를 한다는 문구가 눈에 띄였다. 요즘 거의 모든 요리 재료들이 반 가공 상태로 납품되는 집들이 많은데 여기는 아닌가 보다. 이런 계절에 먹는 칼국수는 보양식 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그렇게나 좋아하는 바지락 칼국수와 팥 칼국수를 주문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그렇게나 팥죽을 좋아하셨는데 여기서 그런 추억을 되살리게 되었다.





칼국수를 주문하고 잠시 앉아 있으면 꽁당 보리밥을 조금 내어준다. 칼국수 한 그릇에 만 원인데 보리밥을 주니 웬지 뭔가 그냥 덤으로 받은 느낌이었다. 이런 보리밥이 흔하다면 흔한 것인데 집에선 잘 먹게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들기름이 조금 들어간 보리밥에 열무 김치를 넣고 고추장을 넣어 비비면 칼국수 집에서 자주 보게 되는 에피타이저가 되는 것이다. 정말 별 것 아닌데 이상하게도 맛이 난다. 그래서 우린 꼭 집에서도 해 먹어 보자고 말하곤 하는데 실천한 적은 없다. 마치 후라이드 치킨 집에 있는 슬라이스 한 양배추를 소스에 발라 먹는 단촐한 반찬을 꼭 집에서도 먹어보자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귀여운 고추장 통에서 조금 덜어낸 고추장이 풍미를 더하는 보리밥을 먹고 있자니 드디어 오늘의 메인 디시인 칼국수가 나왔다. 주문하고 5분 정도밖에 안 된 것 같은데 정말 빨리도 나왔다. 이상할 정도로 빨리 나온 칼국수이지만 국물은 아주 깊은 맛이 났다. 바지락 칼국수는 조개 먹는 재미도 있지만 역시 국물이 시원하고 조개 특유의 진한 맛이 나야 제대로 만든 것이다. 물론 육수를 미리 만들어 놓았겠지만 어찌나 깊은 맛이 나는지 신기했다. 그런데 국물이 뽀얀 것이 담백해 보였는데 어찌나 맵던지 혼났다. 아마도 육수를 만들 때 매운 고추를 함께 넣고 끓이는 모양이다. 맵질에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바지락에 비하면 팥칼국수는 아주 심심한 편이었다. 간이 거의 되어 있지 않은 자연상태 그대로의 팥죽같은 맛이었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팥죽에 설탕을 넣기 보다는 소금을 넣는 편이다. 왠지 팥의 달달함과 깊은 맛이 소금간을 만나면 더 강하게 나는 것 같다. 이미 달달한 팥죽에 다시 설탕을 넣으면 아무래도 뭔가 인위적인 느낌이 든다. 이것도 분명히 개인적인 차이라 하겠다. 특히 남녁에서는 팥죽에 꼭 설탕을 아주 많이 넣는다고 들었다. 언제가 콩국수에도 설탕을 잔뜩 넣는 목포 사람을 본적이 있는데 원래 그쪽에서는 이렇게 먹는 것이 전통이란다. 한국이 작은 나라 같지만 참 지방의 색깔이 이렇게나 다르다.






그래서인지 여긴 소금과 설탕이 모두 준비되어 있다. 리뷰를 보면 이집의 김치가 맛나다고 했는데 정말 그랬다. 젖갈이 풍부하게 들어간 남쪽 지방의 김치 맛이었는데 시원하니 깊은 맛이 나서 칼국수와는 찰떡 궁합이었다. 김치를 잘 만들면 아무래도 전체적인 음식에 대한 신뢰가 간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이지만 손님들이 끊임없이 계속 들어왔다. 분명 군내면에서 장사하던 주인장이 맞는 것 같은데 물어보지는 않았다. 어떤 사연이 있어 여기로 이전했을 것이다. 기억엔 군내면의 식당이 그리 잘 되었던 것 같지는 않다. 아무래도 위치가 중요하긴 하다. 깊은 맛이 나는 칼국수 국물이 생각나면 여길 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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