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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겨울의 고향 별미 추억의 만두맛을 제대로 보았다. 포천시 영북면 제비집 손칼국수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6. 1. 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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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의 최북단이라 할 수 있는 영북면 운천리에 있는 칼국수 집을 다녀왔다. 이름은 '제비집 손 칼국수'라는 곳이다. 특이하게도 제비가 집안에 집을 만들어 새끼들을 키우는 모습을 보고 이런 이름을 지었단다. 제비가 집안 마루같은 곳에 집을 만드는 모습은 시골에서 산 사람들에겐 낯선 것이 아니다. 다만 실내에 집을 짓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기에 아마도 이런 이름을 갖게 된 모양이다. 이집은 상호에서처럼 칼국수 집이다. 그런데 보통 칼국수 국물은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사골국물이든, 해물이든, 바지락이든, 아니면 그냥 이것 저것 넣어 본인의 국물을 만들던지 말이다.

 

하지만 이집엔 웬만한 국물이 다 있다. 사골도, 바지락도, 들깨도 있다. 이렇게 모든 국물을 다 만드는 곳은 흔하지 않은데 말이다. 모든 국물을 다 먹고 싶지만, 그럴수는 없고 우리는 바지락 칼국수와 떡 만두국을 주문했다. 이러면 바지락 국물과 사골 국물을 먹어 볼 수 있으니 좋은 조합이다. 가격은 둘 다 만 원이다. 가성비는 좋은 편이다. 요즘 만 원짜리 한 장 들고 점심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곳도 많지 않다. 물가가 참 많이도 올랐다. 다 오르고 월급만 안 오른다더니 이젠 월급마저 없어졌네... 아무튼 이곳이 인기가 있는 곳이긴 한가 보다. 점심 시간이 지났음에도 손님들을 계속해서 들어왔다.

 

김치와 석박지는 손님이 리필하여 먹을 수 있는데 아주 시원한 맛이 나는 것이 칼국수와 딱 맞는 궁합이었다. 올 해 무가 어딜가나 다 너무 딱딱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무 농사가 안 되어 그런 것인지, 아님 잘 되어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집도 그렇고, 식당들도 그렇고 무김치는 올해 너무하다 할 정도로 무의 단단함이 강하다. 바지락 칼국수가 먼저 나왔는데 가만히 보니 바지락을 함께 넣고 끓인 것은 아닌 거 같았다. 그런에 희안할 정도로 바지락 맛이 강했다. 육수에 뭔 비법을 갈아 넣었나? 요즘은 철이 그래서인지 어딜가나 바지락의 씨알이 굵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런 국물이라면 아주 굿이다.

 

떡만두국은 예상대로 사골 육수였다. 하지만 뭔가가 더 들어갔음이 틀림없었다. 뭘까? 그리고 어디선가 먹어 본 맛이었다. 어디였지?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어룡동에 있는 홍두깨 칼국수집의 육수와 아주 비슷하다는 감이 왔다. 그렇다. 바로 거기서 먹어 본 맛이다. 어쩌면 이렇게 비슷한 맛이 나는지 분명 뭔가 관련이 있는 집일 것이다. 떡만두국은 원래 고깃국물에 먹는 것이 정설이다. 당연히 이런 육수가 익숙하다. 그리고 진짜 압권은 만두였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집에 있는 김치를 그대로 썰어 만두소를 만들고, 아주 담백하게 빚은 만두였는데 칼칼한 맛이 아주 그만이었다.

 

이렇게 되면 모처럼 바지락 칼국수도 떡만두국도 성공한 셈이 된다. 칼국수 육수를 두 가지 모두 잘 만들어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일텐데 참 대단하다. 그리고 더 만족스러운 것은 고명이 참 많다는 것이다.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만두국이 맛이 좋아 바지락 칼국수로는 젖가락이 잘 가지 않을 정도였다. 이런 고향의 맛을 간직한 만두는 정말 오랫만이다. 생각해 보면 포천은 추운 지역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겨울에는 거의 어느 집이나 만두를 잔뜩 만들어 놓고, 몇날 며칠을 만두를 주구장창 먹었었다. 당시엔 조금 질리기도 했지만 이젠 그대로 추억이 되었다. 여기서 그런 추억의 맛을 만나다니 참으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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