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양주보다 더 자주가는 의정부는 포천 사람들에겐 정거장 같은 도시다. 서울을 가거나 다른 도시로 갈 때 거의 늘 들리게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날은 일찌감치 일을 보고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용현동에 동네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작은 중국집이 있다하여 가게 되었다. 규모는 분명 미니급이지만 맛은 호텔급이라 했다. 특히 짬뽕을 먹어야 한단다. 상호부터가 '짬뽕의 복수'라는 집이다. 중국집을 갈 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하게 되는 고민인 짜짱이냐, 짬뽕이냐를 생각하면 이집은 아예 처음부터 고민을 생략하게 해주는 집이라 하겠다. 식당은 정말 말 처럼 엄청 작은 편이었다. 혼자 앉는 테이블 2개, 둘이 앉는 테이블 3개 정도였다.




중국집이다 보니 짜장면이 있긴 했다. 하지만 누구도 짜장을 시키지는 않았다. 가게 이름에 짬뽕이 들어 있는데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을 누구나 하나보다. 매운 짬뽕을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이기에 쳐다 보지도 않았고, 일반적인 짬뽕을 주문했다. 실내에 테이블은 적지만 배달 주문은 엄청 많이 들어왔다. 우리가 주문하고 거의 20분은 기다린 것 같은데 그게 다 홀 손님보다 포장이나 배달 때문이었다. 과연 동네 맛집으로 소문이 난 곳이 맞나보다. 여기 주인장이 호텔에서 중식당을 했다는 풍문같은 소리를 들었다. 진짜인지는 모른다. 아무튼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맛집의 짬뽕을 만나게 되었다.




과히 매워 보이지 않은 구수한 국물이었고, 해산물과 육고기가 고루 들어간 말 그대로 짬뽕이었다. 국물을 먹어보니 '어라 맵지 않네~' 싶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여긴 매운맛이 아주 오랜 시간 깊숙하게 밀고 들어온다. 그것도 강하게 말이다. 나중엔 너무 매워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느라 먹기 힘들 지경이었다. '아! 맵질이의 맛집 기행은 이다지도 힘들단 말인가?' 매워서 정신이 없긴 했지만 일단 맛은 아주 훌륭했다. 예전에 먹었던 구수한 풍미가 살아있는 웍질을 잘하는 주방장이 만든 짬뽕이었다. 요즘 중국집 체인점 홍보문구를 보면 힘든 웍질을 하지 않아도 중국집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웍질을 하지 않는 중국집이 제대로 된 중국집이 맞을까?




엄청 뜨거운 면과 건더기를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중국음식은 이런 저런 다양한 먹을거리가 한데 모이는 특징이 있다. 윅이란 그릇에서 모든 재료는 본래의 개성을 던지고, 모두 함께 만들어내는 새로운 맛으로 재 탄생하는 것이다. 열과 시간과 장인의 손길이 어우러져 중국음식이 나오는 것이다. 참 대단한 아이템이다. 건더기가 많아 나중에 면을 남길 지경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느랴, 음식 먹으랴 정신들이 없어 보였다. 이런 것도 재미라면 재미일 것이다. 추운 겨울, 뜨끈한 짬뽕을 먹으면서 시원하게 땀을 흘리고 다시 일할 힘을 얻는 것 말이다.



단촐한 듯 하지만 푸짐한 짬뽕 한 그릇으로 이날 오후는 내내 든든했다. 입안이 덜 텁텁한 것을 보면 조미료를 그닥 왕창 사용하지는 않았는가 보다. 중국음식은 너무 달고, 조미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에는 좋지 않다는 말들을 하지만 입에서 늘 당기는 중국요리만의 마성같은 매력이 있다. 어쨌든 풍미있고, 다채로운 채소들과 해산물, 고기를 먹었으니 제대로 된 식사를 한 것은 맞다. 먹는 동안 손님들이 계속 들어와서 자꾸 눈치를 보게 되었다. 웨이팅 하는 사람이라도 생기면 언능 먹고 가야 할 것 같은 부담이 든다. 식사 시간이 제법 지난 시간인데도 이렇게 손님들이 오는 것을 보면 참 식당은 위치나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역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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