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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동해안을 대표하는 인기많은 간장양념의 막국수, 양양군 동해막국수 분점

by jeff's spot story 2024. 5. 2.

강원도에 막국수 집이 많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막국수라는 이름에서부터 뭔가 투박하고 소박하고 그런 느낌인데 강원도라는 지역과도 잘 매칭되는 이름같다. 메밀이 많이 나는 지역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논이 적은 산지이기 때문에 쌀보다 잡곡을 많이 먹었기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동해안에는 우리나라 막국수 집들의 절반은 몰려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간장양념이라는 다소 특이한 맛을 자랑하는 곳이 있으니 본점이 속초에 있는 동해막국수 이다. 본점은 원래 집안에서 하던 곳이고, 이곳 양양에는 본점 사장의 동생이 분점을 내서 장사를 한단다. 

 

분점이라는 간판 문구가 선명한데 결국 한 집안에서 장사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니 당연히 맛은 거의 비슷하다. 본점은 몇 번 가 봤지만 분점은 이번에 처음 가봤다. 본점보다 규모는 작지만 포스는 같다. 점심시간이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우리처럼 단체로 80명이 가면 웬만한 식당에선 손님을 받을 수도 없겠지만 여긴 자리만 예약하고 주문은 와서 하란다. 80명 정도 단체는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과연 명가임에 틀림없다. 하긴 시스템만 잘 갖추고 있다면 100명이 온들 뭐가 문제가 될까?

 

주인장은 테이블 별로 비빔을 먹을 것인지, 물을 먹을 것인지 묻고 다녔다. 그리고 잠시 뒤 그 많은 사람들이 주문한 국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집은 시스템이 잘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예약을 하면서 미리 자리마다 수육을 주문해 두었다. 막국수는 바로 만들 수 있지만 수육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단다. 아무래도 고기를 삶는 시간이 필요하니 당연한 일이다. 돼지고기 수육과 막국수는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여기에 그 지역의 유명한 막걸리가 곁들여지면 완전 게임은 끝난 것이다. 이날 우리가 그랬다. 바로 삶아 야들야들 뜨끈한 수육과 시원한 막걸리, 그리고 마무리 막국수까지 완벽했다. 

 

메일의 함량이 높은 이집 막국수는 말 그대로 툭툭 끊어지는 찰기없는 면발이다. 글루텐이 듬뿍 들어간 죽죽 늘어나는 면을 생각하는 사람에겐 조금 실망일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한 맛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만족스러울 것이다. 간장베이스로 만든 육수는 고기맛도 조금 나고, 간장맛도 어우러지는 특이한 레시피를 자랑한다. 이런 육수 비법을 배울 수 있다면 당장 직장을 때려치고 막국수 집을 차리겠다고 나설지도 모르겠다. 요즘 같은 날씨에 정말 잘 어울리는 시원한 막국수 한 그릇이 금새 지친 몸과 마음을 잡아 주었다. 간혹 비빔막국수를 주문한 사람들도 있긴 한데 역시 막국수는 물막국수가 진리다. 

 

비빔막국수도 보기와 달리 그리 자극적인 양념맛은 아니다. 물막국수와 비슷한 간장 양념이 베이스이기 때문에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이집의 또 다른 특징은 여느 막국수집들보다 주는 양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다른 집에선 곱배기라 해도 될 만큼의 많은 양의 면을 내어준다. 보통 면으로 식사하면 금새 배가 꺼진다고들 하는데 여기선 성인 남자도 먹고 나가면서 배 두드려야 할 정도의 넉넉한 양이다. 포만감도 오래가는 것 같다. 이래 저래 강원도에 오면 역시 막국수를 먹어야 한다. 강원도의 기운을 받기 위해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