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만들어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분명 제1여객터미널보다 편리한 점이 있다. 공항의 구조는 비슷하지만 편의시설이나 동선의 짜임새는 더 좋은 것 같다. 특히 공항철도와 바로 연결되는 지하1층은 먹거리들이 많아 자주 이용한다. 여기는 공항같지 않게 가성비도 괜찮은 편이고, 다양한 아이템의 음식들이 있다. 우리는 주로 지하1층의 만둣국 집을 자주 갔었는데 이날은 옆집인 돈가츠 집을 가기로 했다. 이곳의 이름은 '사보텐'이다. 선인장이란 뜻으로 우리나라에서 일식 돈가츠를 파는 체인점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그런데 왜 우린 여길 처음 봤지? 아무튼 일본으로 곧 떠날 아들이 이것 또 먹겠다니 참~





요즘 유행하는 키오스크로 주문을 마치고 앉아 있으면 먼저 에피타이저 식으로 양배추를 가늘게 채 썬 샐러드를 준다.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식당에서 먹는 양배추 샐러드는 맛이 좋다는 것이다. 발사믹 소스를 뿌린 양배추 샐러드는 집에서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지만 손이 잘 가지 않는 음식이다. 이런데 와야 제대로 맛을 보는 것 같다. 일본 사람들의 양배추 사랑은 정평이 나 있는 것이다. 그냥 삻아서도 먹고, 채를 썰러 샐러드로 많이 먹는다. 그래서 일본사람들이 우리보다 위 건강이 더 좋은 것일까? 양배추를 많이 먹으면 아무래도 건강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서는 소스를 따로 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통깨만을 가지고 온다. 손님이 알아서 깨를 으깨고 거기에 두 가지 종류의 소스 중에 하나를 골라 먹으면 된다. 치즈 돈가츠가 먼저 나왔는데 이게 돼지고기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붉은 빛이 돌지 않았다. 거기에 엄청 두툼한 치즈도 들어 있었다. 맛을 보니.... 참 행복해지는 식감이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고, 쫀득한지 참 신기하다. 별것 아닌 것 같은 깨도 한 몫을 단단히 한다. 이런 맛을 공항에서 느낀다는 것도 희안한 일이다. 보통 뜨네기들이 많은 터미널이나 공항에서 맛집을 찾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하지만 여긴 돈가츠만 먹으러 또 오고 싶을 정도의 맛집이었다.





내가 주문한 소바와 작은 돈가츠도 나왔다. 물론 깨도 따로 나왔다. 작고 앙증맞은 돈가츠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돈가츠 맞다. 폭신하고,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돼지고기 튀김의 맛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보통 일본사람들은 돈가츠를 반찬처럼 많은 양의 밥과 함께 먹지만 우리는 돈가츠가 주메뉴이고, 밥은 그냥 곁들이는 정도로 먹지 않던가... 하지만 여기에서 일본사람들처럼 밥을 많이 먹게 된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기름진 돈가츠가 밥을 부르더라는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게 아니다. 제대로 된 음식은 그게 무엇이든 먹는 내내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함께 나온 라멘도 아주 훌륭했다. 보통 돈코츠 라멘은 진한 돼지뼈 국물 때문에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여긴 그런 잡내없이 진한 뼈 육수의 맛만 났다. 츠유에 담가 먹는 소바는 일본음식의 상징이지만 여름엔 우리도 꽤나 많이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츠유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과연 돈가츠와 라멘에 이어 츠유도 아주 훌륭했다. 이런 맛이라면 분명 내공있는 장인의 실력이라 하겠다. 체인점에서 이런 깊은 맛이 난다는 것도 의외였다. 이젠 인천공항에 가면 망설일 필요없이 여길 올 것 같다. 아예 시간을 미리 넉넉하게 잡고 가서 여기서 배를 먼저 채우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좋은 한 끼는 행복한 하루를 보장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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