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조금씩 경험에 대한 기억이 다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여름철 별미인 콩국수를 처음 먹었던 곳이 바로 중국집이었다. 요즘도 그렇기는 하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중국적이지 않은 콩국수를 여름마다 파는 곳이 바로 중국집이다. 어린 시절 다양한 아이템의 식당이 있던 시대가 아니었기에 콩국수는 중국집에서나 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었던 것이다. 중국집 콩국수의 특징은 면이 짜장면이나 짬뽕과 같은 중국식의 다소 굵은 밀가루 면이라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중국집에서 콩국수를 팔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중국집에서 가장 흔한 밀가루 면에 콩국물만 부으면 되기 때문이다.





양주시의 고읍 먹자골목 조금 못미쳐 위치한 이곳의 이름은 '중화원'이다. 정확한 위치는 만송동이다. 대로변에 있어 제대로 알고 찾아가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도 처음엔 그랬다. 그냥 확 지나가 버렸다. 하지만 검색을 해보니 이집이 양주의 숨은 고수의 집이란다. 숨은 고수? 저렇게 대놓고 영업을 하고 있으니 숨은 고수라기 보다는 재야의 고수라 해야할까? 올 여름을 여는 콩국수의 시작을 이렇게 고수가 운영하는 중국집에서 먹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우리는 다행히 웨이팅을 하지 않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뒤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웨이팅을 해야했다.





우리는 콩국수와 이집의 자랑이라는 삼선 간짜장을 주문했다. 아무리 콩국수의 계절이고, 중국집 콩국수가 맛나다 해도 중국집의 시그니쳐인 짜장면의 맛을 보지 않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식당 내부가 그렇게 크지 않아 웨이팅은 거의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중국음식은 회전이 빠른 편이라 다행이라 하겠다. 잠시 후 콩국수가 나왔다. 비주얼은 늘 보아왔던 바로 그 국수였다. 중국집 면이라 해도 다소 가는 면이었고, 콩국물을 흠뻑 먹은 진한 맛의 면이었다. 땅콩을 함께 갈아 넣었는지 고소한 맛이 배가 되는 느낌이었는데 이런 다채로운 맛이 바로 중국집의 콩국수라 할 수 있다.





다음은 삼선 간짜장이었다. 보통 중국집에 가면 늘 간짜장을 주문하곤 한다. 특히 있다면 삼선 간짜장을 주문한다. 삼선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다양한 신선 해물이 들어가는 맛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집처럼 해물이 많이 들어가는 중국집은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과하다 할 정도로 해물이 아주 듬뿍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갑오징어와 쭈꾸미와 그냥 오징어도 꽤나 많이 들어 있었다. 이런 구성이라면 12,000원이라는 가격이 전혀 비싸다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역시 왜 양주의 고수라 하는지 알겠다. 짜장 소스도 꾸덕한 편으로 기름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고, 웍의 온도를 제대로 잘 맞춘 그런 느낌이었다.






사실 콩국수 때문에 들어왔지만 간짜장에서 엄청 감동을 받았다. '아니 이런 맛이 있다니~'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정말 세상에 고수들이 참 많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짜장면에서 담백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여긴 정말 그랬다. 온도를 잘 맞춰서인지, 윅질을 워낙 잘해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정도로 훌륭한 짜장면의 맛은 정말 보기 드문 일이다. 역시 사람들 입맛은 거기서 거기인 모양이다. 다들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가장 흔하고 누구나 먹어본 음식으로 감동을 주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집은 분명 내공있는 고수의 집이 맞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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