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유난히 일본식 소바와 돈가츠 이야기가 우리 사이에 오갔다. 어딜가든 꼭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요즘 일본식 소바는 여기 저기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뉴이다. 돈가츠 역시 어딜가나 만날 수 있다. 오죽하면 기사 식당의 가장 단골 메뉴 중에 하나라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맛이 있느냐 라는 질문에는 확신에 차서 답하기 어렵다. 그건 알 수 없다. 소흘읍 고모리에서 그 답을 찾으려고 갔다가 너무 많은 인파에 밀려 아예 들어갈 생각을 접고, 양주쪽으로 가려고 했다. 그렇게 하염없이 고모리에서 축석고개 방향으로 가다 이집을 정말 우연히 발견했다. 이 근방이 무림리이고 그런 지역명을 그대로 사용한 '무림가츠'라는 집이었다.





2층짜리 건물 2층에 있는 집이다 보니 눈에 잘 안 띈다. 거기다가 1층엔 오랫동안 영업해 왔던 한식집이 자리를 잡고 있어 우리도 여긴 그냥 오래 전부터 봐 왔던 그집이란 생각만 했다. 하지만 분명 다른 집이었다. 그런데 참 희안하게도 밖에선 이집의 간판이 잘 보이는데 들어가는 입구를 찾는 것은 쉽지 않더라는 것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층의 한식집으로 들어 갔다 나왔다 했다. 계단이 거기에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도로변에서 가장 먼 곳에 이집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었다. 이건 참 불편한 구석이 있는 일이다. 아무튼 어렵게 들어와 주문을 했다. 사람이 많다보니 이것 저것 많이도 주문했다.





그런데 주문을 하고 나니 마치 예전의 경양식처럼 여긴 무엇을 주문하든 에피타이저로 스프를 준다. 그런데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 스프가 맛나다. 고마운 일이다. 처음 나온 이집의 시그니쳐 우동을 먹어봤는데 와우~ 가쓰오부시 국물이 진하게 우러난 입안을 자극하는 찰진 국물의 우동이 어찌나 맛나던지... 다른 것이 다 필요없다 싶을 정도로 괜찮았다. 이렇게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 내공이 깊은 고수가 있었다. 우동처럼 흔한 음식은 제대로 평가받기 쉽지 않다. 어딜가나 만날 수 있는 음식 일수록 차별화된 맛을 낸다는 것이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이집의 우동은 정말 괜찮았다. 아니 훌륭했다.





그리고 이어 나온 소바와 돈가츠의 행렬은 마치 축제의 퍼레이드 같았다. 아주 푸짐했고, 성대했고, 맛나 보였다. 돈가치도 안심과 등심을 교차하여 주문했는데 확연히 식감의 차이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부드러운 식감이 좋은 안심이 더 맛나더라는... 소바는 면도 면이지만 츠유, 즉 찍어 먹는 육수가 관건인데 여긴 아주 진하고, 다소 과하다 할 정도로 강한 맛이 나는 츠유였다. 이런 강렬한 맛이라야 다소 쌉쌀한 메밀면을 안을 수 있을 수 있다. 이래야 심심한 메밀면과의 조화를 통해 입안에서의 맛의 대 통합을 이룰 수 있다. 뭔가 일본식 같으면서도 건강한 맛이 느껴지는 한국식의 일본 음식이라고 할까? 이게 말이 되나?






참 이상한것은 기름에 튀긴 돈가츠는 당연히 느끼한 맛이 나야 하는데 제대로 잘 온도를 맞춰 튀겨낸 돈가츠는 그런 느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바삭하고, 감칠맛이 입안에서 폭발하는 느낌이 강하다. 우리가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먹듯 일본 사람들은 오늘도 이런 메뉴를 엄청들 먹었을 것이다. 음식은 문화요, 습관이고, 역사다. 같이 사는 사람들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공감하고, 같이 느끼는 문화임에 틀림없다. AI시대, 글로벌 시대에 일본의 식문화를 우리의 그것처럼 느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색다른 한 끼의 만족을 느낀다면 그것이 행복이란 것이다. 이런 너무 거창했나~

'맛있고 행복한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시골 친척집에서 먹는 것처럼 소박하고 편안한 막국수 한 그릇, 춘천시 동산면 다울막국수 (0) | 2026.05.16 |
|---|---|
| 동해 주문진의 넉넉함을 그대로 흡입하는 저녁 한상, 강릉시 주문진 삼미식당 (0) | 2026.05.13 |
| 쌉쌀하고 건강한 맛의 메밀면과 가쓰오부시 맛이 진한 츠유로 먹는 소바, 양주시 만송동 소바랑 (2) | 2026.05.06 |
| 멋지고 의미있는 회식에 잘 어울리는 맛있는 돼지고기 한 끼, 포천시 소흘읍 까망깨돈 (0) | 2026.05.05 |
| 막국수 집이 정말 많은 강원도에서 아침부터 먹은 막국수,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 막국수 (0) | 2026.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