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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도 쭈꾸미 볶음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포천시 포천동 쭈꾸미마차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5. 3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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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퇴근하고 맘맞는 사람들과 한 잔 하는 것은 직장인들의 가장 큰 행복이다. 누군가에는 힐리의 시간이요, 재충전의 기회이다. 이날도 그렇게 맘맞는 사람들 몇과 저녁에 모여 한 잔하며 우의를 다지기로 했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포천동 사무소 근처의 쭈꾸미마차 라는 곳이다. 원래는 파스타인가를 팔았던 곳인거 같은데 이젠 이렇게 쭈꾸미 전문집이 되었다. 요즘 자영업이 힘들다는 말들이 많은데 어딘들 애로사항 없는 곳이 있을까? 그래도 이집엔 그마나 손님들이 제법 있었다. 맵질인 사람도 가끔은 쭈꾸미 볶음에 소주 한 잔 하고 싶은데 사실 포천동에서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긴 하다. 

 

보통은 그냥 쭈꾸미만 주문하지 않는다. 우리도 대패삼겹살과 쭈꾸미가 함께 들어간 세트를 주문했다. 쭈꾸미의 맵기는 가장 덜 매운 것으로 했다. 맵질에게는 보통맛도 고통일 수 있다. 가게 안은 실내포장마차처럼 식당이라기 보다는 술집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적당히 어둡고, 안정적인 분위기인 것이 가족들과 와서 외식을 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우리처럼 동료들과 함께 와서 술 한 잔 하면서 저녁을 먹기에 더 좋은 곳인 거 같다. 다른 메뉴가 없기 때문에 다들 쭈꾸미를 먹고 있었다. 소주 안주로 이만한 것도 없으니 인기가 좋을 수밖에...

 

쭈꾸미는 빨리 익는다. 잘 익은 쭈꾸미를 김이나 깻잎에 싸서 먹는 것이 룰이다. 쭈꾸미를 왜 깻잎에 싸 먹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뭔가 궁합이 맞는 부분이 있겠지... 알싸한 깻잎은 사실 우리나라가 아니면 먹는 나라가 없다고 들었다. 향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우린 어릴적부터 먹어 그런 것에 거부감이 없지만 처음 먹는 사람들에겐 넘기 어려운 장벽이란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고수를 못 먹는 사람이 많은 것과 비슷한 이치일 것이다. 신북면에는 고수농사를 짓는 집들이 있다는 그집 자식들의 경우는 고수잎에 대한 경계나 거부감이 없다. 어릴적부터 먹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날은 정말 성공적이었는데 맵기가 딱 먹기 적당한 정도로 아주 맘에 들었다. 쭈꾸미도 신선한 것 같았고, 양도 이 정도면 적당한 것 같았다. 소주 한 잔 들이키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쌈처럼 싸먹는 깻잎은 잎이 엄청 크다. 그래서 향도 더 강했다. 이렇게 쇠냄새가 나는 잎을 왜 먹냐는 외국인들의 이야기가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야 없어서 못 먹지... 쭈꾸미나 낙지나 오징어 같은 애들은 이상하게도 꼭 이렇게 맵게 양념을 해서 먹는다. 이유가 뭘까? 오늘 궁금한 것 참 많네... 쭈꾸미 가격은 그래도 많이 오르지 않아 다행이다. 요즘 정말 돈 만 원으로 먹을 것이 없는데 말이다. 

 

쭈꾸미 볶음집에서 빠질 수 없는 계란찜과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볶음밥도 주문했다. 이것을 먹어야 쭈꾸미 회식은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의 탄수화물을 사랑은 영원한 법이다. 사실 안주로 먹는 쭈꾸미보다 이렇게 남은 양념에 밥을 볶는 것이 더 맛이 좋은 것 같다. 안주도 되고 말이다. 적당한 가격에 아주 맛나게 잘 먹었다. 이런 맛에 저녁 회식을 하는 것이다. 요즘 경기도 안 좋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그렇고 예전처럼 회식하는 테이블이 많아 보이진 않는다. 이 시간이면 어느 식당이나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넘쳐나야 하는데 말이다. 다들 어렵지만 버티다 보면 분명 좋은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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