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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로컬 맛집에서 먹는 시원한 열무국수와 칼국수, 영천시 신녕면 홍두깨 손칼국수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5. 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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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묘미 중 제일은 역시 먹는 것이다. 특히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곳에서 먹는 맛난 음식은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날도 그랬다. 부산에서 고속도로로 귀가 하던 중 점심은 휴게소가 아니라 중간의 낯선 지방에 가서 먹기로 했다. 그래서 들린 곳인 경부고속도로의 신녕IC 였다. 신녕이라는 지명을 이전엔 거의 들어 본적이 없지만 영천은 익히 아는 곳이다. 아마도 영천은 대구 근처의 도시인 것으로 안다. 하지만 우리가 들린 신녕면은 마치 시계가 멈춘 것처럼 고즈넉하면서 과거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다. 아직도 이런 지방이 남아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였다. 

 

신녕면 이란 곳을 처음 간 것이기 때문에 검색을 하여 무엇을 먹으면 좋을지를 찾아 보았다. 그러다 이집을 발견했다. 홍두깨 손칼국수 라는 집이다. 포천에도 같은 이름의 칼국수 집이 있다. 그곳은 칼국수 이외의 메뉴는 없다. 하지만 여긴 다른 메뉴들도 있다고 했고, 맛이 괜찮은 집이라는 리뷰들이 많았다. 호젓한 시골길에서 먹는 맛난 국수는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연출되는 진정한 자유라 하겠다. 우리는 서둘러 주문을 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열무김치국수와 시그니쳐 칼국수를 주문했다. 주문을 하고 주변을 둘러 보니 아마도 신녕면은 마늘이 유명한 모양이다. 

 

의성 마늘이라는 것은 들어 본적이 있는데 비슷한 지역일까? 아무튼 식당 안에서도 마늘을 팔고 있었고, 밖에도 온통 마늘밭이었다. 심지어 마늘쫑도 함부로 가지고 말라는 문구가 여기 저기 있을 정도로 마늘이 지천인 곳이다. 신녕 마늘이 유명하다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처음 알게 된 셈이다. 주인장이 혼자 음식을 만들고 서빙을 하는 전형적인 시골식당으로 열무김치말이 국수나 칼국수는 너무하다 할 정도로 투박했다. 과연 시골 인심이라 해야할까? 양은 넉넉했다. 너무 소박한 비주얼에 그만 실소가 나왔다. 정말 흔히들 말하는 집에서 해주는 것과 거의 같은 비주얼의 국수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맛은? 맛도 딱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그런 것이었다. 이걸 더 자세하게 표현한다면 너무 담백하고, 꾸밈없는 맛이다. 전혀 달거나 짜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지만 자연스러운 맛이 녹아 있고, 진심이 느껴지는 그런 맛이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맛이란 말인가? 아무튼 우린 먹으면서도 서로 얼굴을 보며서 키득 키득 웃었다. 정말 이상할 정도로 익숙한 맛이고, 자연스러운 맛이다. 물론 맛이 없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돈을 받고 파는 국수의 맛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쩜 이렇게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국수을 만들어 내어줄 수 있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열무국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칼국수도 그랬다. 직접 면을 반죽하고 손으로 투박하게 자른 듯한 면이었는데 국물이 아주 특이했다. 주인장 말로는 멸치와 다른 재료들도 듬뿍 넣었다는데 아마 그래서 뭔가 예사롭지 않은 국물의 맛이 난 것 같다. 면도 쫄깃하고 국물도 구수하니 이것도 시골 인심 같은 소박한 맛이라 하겠다. 식당 밖에서는 낮 시간임에도 술꾼들이 거하게 판을 벌리고 있었다. 말 그대로 어른들의 놀이터인 셈이다. 시골의 여유있고, 유유자적한 삶의 모습이 아닐까 했다. 하긴 그것도 본인에게 맞아야 좋은 법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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