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부산에 놀러가서 생선회는 그닥 많이 먹지 않은 것 같다. 분명 부산도 바닷가인데 왜 그랬을까? 아마도 너무 먹을거리가 많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부산을 상징하는 먹거리가 정말 많지 않던가... 돼지국밥과 밀면만 해도 맛집이 많아 다 찾아가기도 힘들다. 거기에 어묵의 본고장이기도 하고, 꼼장어나 해물 먹거리도 정말 많다. 그래서 정작 생선회는 자주 찾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날은 작정하고 현지인들이 자주 갈법한 생선횟집을 가기로 했다. 가성비까지 괜찮다면 더욱 좋고 말이다. 그래서 찾아 간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름은 바다초장횟집이라는 곳이다.
일단 메뉴판의 가격을 보고 놀랐다. 현지인들이 맛집답게 정말 착한 가격이다. 사실 횟집이라고는 하지만 여기는 근처의 회 판매장에서 손님이 직접 회를 떠와서 상차림을 하고 먹는 집이다. 물론 우리처럼 회를 따로 사가지고 가지 않고 식당에서 주문해도 된다. 그러면 주인장이 인근 회 판매장에서 사이즈에 맞게 회를 떠 가지고 온다. 참 특이한 방식이다. 이말은 회에서는 별로 마진을 남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마도 광안리 근처에 있는 엄청난 규모의 회 도매상들이 있어 가능한 영업방식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손님 입장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너무 좋다.
또 하나 여기서 특이하게 본 것은 바로 저 밥이다. 나중에 회가 나오면 손님이 직접 회를 싸서 초밥으로 만들어 먹으란다. 이런 구성은 다른 곳에서 본적이 없다. 참 특별한 구성이다. 땅콩을 주는 것도 그랬다. 가만히 보면 모든 것이 좀 우리가 평소 먹었던 횟집의 그것과 조금씩 달랐다. 서둘러 소주를 주문했다. 횟집에서 소주 없이 회를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죄일 수 있다. 통풍 땜에 거의 한 달만에 소주를 마시는 것 같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이런 저런 신경을 쓰면서 먹고 싶지는 않다. 좀 불편해지더라도 이날은 무조건 소주를 먹기로 했다.
4만원짜리 소 사이즈 회가 이렇게나 양이 많다. 정말 바닷가 사람들이 회 사랑은 대단한 것 같다. 우린 결국 둘이서 다 먹지 못했다. 양으로 회를 먹는 사람들의 양과 우리가 어찌 같을 수 있을까? 바닷가 사람들이 회를 먹는 모습을 보면 회 좋아한다는 소리를 하지 못하겠다. 바로 회를 떠온터라 아주 신선하고 달달한 맛까지 났다. 정말로 신선한 회인 것이다. 소주가 술술 들어갔다. 사실 횟집에서는 별다른 스키다시가 필요없다. 만일 생선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회를 좋아하지 않으니 자꾸 다른 반찬들에 젖가락이 가는 것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신선하고 맛난 회가 있으니 이날 저녁 투어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회가 남는 것이 아까워 매운탕을 주문하여 거기에 넣고 함께 끓여 먹기로 했다. 그런데 이것도 참 특이하게 매운탕을 손님상에서 끓이는 것이 아니라 미리 다 끓여서 뚝배기에 담아 온다. 이런... 아주 강렬한 매운맛은 아니지만 양념은 무척 진했다. 우린 샤브샤브처럼 남은 생선회를 매운탕에 데쳐(?) 먹었다. 그래도 참 맛이 좋았다. 이런들 어쩌랴... 내 입맛에 좋으면 그만이지... 주변의 손님들을 보니 술을 마시는 사람보다 그냥 밥처럼 생선회를 양으로 먹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우리같은 이방인들만 생선회를 앞에 놓고 깨작댈 뿐이다. 아무튼 다시 한 번 바닷가 사람들이 회 사랑이 대단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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