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의 고모리는 찾는 이들이 많다보니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카페와 빵집이 많이 생겼다. 카페에서 빵을 파는 것이 이젠 당연한 일이 되었는데 그만큼 사람들이 빵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여자들이 그런 편인데 밥은 먹지 않아도 빵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카페와 빵집엔 늘 여자손님들이 많다. 우리가 가 본 곳은 고모리의 언덕 위에 있는 말 그대로 '언덕위에 제빵소'이다. 요즘 큰 규모의 카페가 많이 생겨서 그렇지 과거만 해도 이집처럼 큰 카페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여긴 특이한 인테리어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넓직한 실내에는 인공폭포도 있고, 작은 연못도 있다. 오후에 가서 그런지 빵이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얼마나 인기가 좋으면 만들어 내는 족족 이렇게 팔릴까? 우린 작은 패스추리 빵과 커피 두 잔을 사들고 그렇게 예쁘다는 2층으로 올라갔다. 다들 이런 분위기를 아는지 1층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고, 모두 2층에 있었다. 커피 값이 6,000원 이면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고모리라는 지역적 특징도 있고, 카페의 규모도 크고 하니 이 정도 가격이면 오히려 합리적인 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1층에서만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체로 오면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음식이며 차가 빨리 나오는 편이라 우린 잠시 주문하는 곳 앞에서 들고갈 커피를 기다렸다. 2층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거긴 정말 특이한 인테리어가 있다고 했다. 사실 손님들이 없는 1층도 앤틱 분위기의 고풍스런 인테리어가 돗보이긴 했다. 하지만 역시 풍경을 즐기려면 모두들 위로 올라가는 모양이다. 언덕 위에 있는 카페이고, 거기에서 2층이면 아무래도 풍경이 좋을 수밖에 없다. 평일 오후인데도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고모리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도대체 이 사람들은 평일 오후에 어디에서 이렇게 몰려 오는 것일까? 다들 쉬는 날인가?
2층에 올라가면 한 가운데 새장과 함께 토끼들의 서식공간이 있다. 그 아래에는 잉어들이 노니는 연못도 있다. 토끼가 정말 살고 있는 곳으로 10여 마리의 토끼들이 먹이도 먹고 잠도 자고, 자기들끼리 어울려 놀기도 한다. 동물원도 아닌데 이렇게 토끼와 새들을 볼 수 있다니... 참 놀라운 카페라 하겠다. 새들 소리와 물소리가 어울려서 잔잔하게 깔린 음악보다 더 좋은 배경이 되고 있었다. 자연을 벗삼아 차 한 잔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참 평안했다. 이런 컨셉의 카페는 보기 드문데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했는지 대단한 곳이다.
예전에 가끔 놀러 갔던 서울대공원이 생각났다.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거기서 뭔가 새로운 느낌으로 차 한 잔 마신 기억은 있다. 바로 그런 새로움이다. 분위기도 좋지만 커피 맛도 괜찮았다. 시원하면서 고소하고 쌉쌀한 커피와 달달한 빵은 정말 잘 어울리는 궁합니다. 아마 이래서 요즘에 사람들이 커피와 빵을 함께 먹는 모양이다. 평소엔 빵을 거들떠 보지도 않지만 여기 앉아 있으니 몇 조각을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입소문을 타서 그런지 사람들은 이곳을 이미 많이들 알고 있단다. 그리고 빵이나 커피도 좋지만 몇 시간 앉아 수다를 떨면서 힐링을 하고 간단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여기는 정말 휴식처 같은 곳이다. 시원하고 탁 트인 전망에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커피와 달달한 빵이 주는 몇 시간의 달콤한 힐링이다. 가만히 보니 실내에 자동차도 인테리어로 갖다 놓았다. 도대체 비용을 얼마나 들인 것일까? 희안하게도 저녁 6시쯤이 되니까 손님들이 약속이나 한 듯 모두들 나가 버렸다. 다들 다시 일터로 돌아들 가는 것일까? 아니면 일상으로 복귀? 아무튼 이곳은 그냥 카페는 아닌 듯 하다. 힐링의 공간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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