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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싹하고 고소한 우리네 전통 음식 겸 안주 부침개와 함께, 포천시 포천동 왕쩐이야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7. 1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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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랜된 요리인 우리네 전은 부침개라는 이름으로 누구에게나 친숙한 음식이다. 잔치 때나 행사 때 언제나 먼저 전을 붙이고, 전을 상에 올렸다. 잔치집하면 늘 생각나는 것은 전을 붙이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본인이 직접만들던지 아님 돈을 주고 사오던지 전은 밥상에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전에 술 한 잔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전은 만들기도 쉽지 않지만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데다 갓 만든 전이 주는 만족감은 다른 어떤 음식으로도 대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은 날이 덥긴 하지만 전으로 한 잔 할 생각이었다. 

 

포천시 신읍동 구절초로에 제법 세월이 된 전집이 하나 있다. 지금의 이름은 왕쩐이야~ 라는 것이지만 예전엔 분명 다른 이름이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서민들 발길 잡아 끄는 묘한 매력이 있는 집이다. 여름철 초저녁은 한 낮처럼 훤하기 마련이다. 저녁 6시 퇴근 무렵 우리는 여기서 만났다. 전집에서 뭘 주문해야 잘 했다는 소릴 들을까? 가장 선호하는 전은 녹두전이다. 하지만 다들 모듬전을 원했다. 녹두전 한 장이면 모든 전을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다들 동그랑땡이나 김치전 같은 흔한 전도 먹고 싶다고 했다. 만인이 원하면 따르는 것이 대세이리라. 

 

그래서 모듬전을 주문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주문을 하고 보니 모듬전이 녹두전을 단편으로 주문하는 것보단 나아 보였다. 센스있는 주인장이 모듬전이긴 하지만 녹두전을 작게 만들어 준다는 말이 모듬전 주문에 일조를 했다. 중간에 커다랗게 보이는 것이 바로 녹두전이다. 소시지에 계란물을 입힌 것도 전이라 할 수 있을까? 저건 그냥 소시지 반찬 아니던가? 아무튼 우린 이렇게 푸짐한 안주를 놓고 한 잔 하기 시작했다. 밖에 날은 더워도 선진국 한국에서는 어디나 업소에 들어만 가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 맞으며 술 한 잔 하는데 지장이 없다. 

 

먹다 보니 역시 전 중의 전은 녹두전이 맞았다. 녹두라는 식재료가 묘한 구석이 있어 그렇게나 독한 한약을 먹을 때도 절대 녹두는 먹지 말라고 하지 않던가... 술은 가끔 먹어도 녹두만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진한 녹두로 만든 전은 전 중에 전이다. 막걸리로 먹어야 제대로 된 전과 술맛을 즐길 수 있을텐데 그놈에 통풍 땜에 그런 낭만을 즐길 수 없음이 너무나 아쉬웠다. 하지만 이 자체로도 얼마나 소중하고 맛난 순간인지 모르겠다. 초 저녁이지만 대낮에 먹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날의 술자리는 너무나 낭만적이고, 호사스러운 자리였다. 

 

장정들이 술에 안주를 먹다 보니 모듬전 하나로는 도저히 감당이 되질 않아 안주 중에 가장 최애 아이템인 두부김치도 주문했다. 전집에서 먹는 두부김치는 또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다. 전을 붙이는 기름이 충분한 팬 위에서 두부와 김치를 볶듯이 만들면 그 고소함은 배가 되기 마련이다. 이것도 그렇게나 고급지고 맛이 좋을 수가 없다. 진짜 별 것 아닌 누구라도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전집이라서였는지 이날의 자리가 그래서 였는지 몰라도 참 맛이 좋았다. 이렇게 하루를 맛나게 마무리 할 수 있다면 이것이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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