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국수는 영화 '강철비'에 나오면서 더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그 전부터 매니아들이 엄청 많이 몰려가던 곳이다. 우리가 예전에 먹었던 고추장으로 만든 양념장에 국물이 거의 없는 비빔국수가 아니라 야채수와 김치국물을 섞어 만든 양념으로 비빔국수의 트랜드를 바꿔 놓은 곳이기도 하다. 언제나 여길 가면 실망하는 법이 없다. 이날은 오랫만에 망향국수의 본점인 연천군 궁평리를 찾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날은 바로 앞에 있는 5사단으로 신병들이 입소하는 날이 사람이 엄청 많았다.
망향국수 본점은 마치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분위기이다. 너무 많은 손님들이 몰리기 때문에 다른 망향국수 집들처럼 먼저 자리를 정하고 주문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키오스크로 주문한 뒤 순서를 기다리면 본인 번호가 호명될 때 나가서 음식을 타오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딱 고속도로 휴게소의 방식이라 하겠다. 신병 입소 인파와 점심 시간이 겹치면서 이날도 인산인해 그 자체였다. 그렇지 않아도 장사가 잘 되는 집인데 바로 앞에 부대까지 도움을 주는 형국이다.
키오스크에서 주문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그렇게 음식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약 15분 정도 기다렸다. 국수는 빨리 나오는 음식이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 어느 정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포천시 창수면에는 망향국수에 국수를 납품하는 블루밀 공장이 있다. 거기와 이 본점이 무슨 관계가 있는 것 아닐까? 진짜 돈 좀 있으면 망향국수 지점을 내서 장사를 하고 싶다. 별 생각을 다하면서 국수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우리 것은 언제나 나오려나~
우리는 비빔국수 보통과 곱배기, 잔치국수와 만두까지 이집의 거의 전 메뉴를 주문했다. 만두는 사진처럼 4알이 나온다. 분명 공장 만두인데도 이상하게 여기서 먹으면 맛이 좋다. 분위기 탓일까? 본점의 비빔국수 맛은 망향국수 맛의 전형이라 하겠다. 달고, 맵콤하고, 시큼하고, 시원하다. 이런 맛은 정말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드는 마법이 있다. 만두는 비빔국수의 양념에 찍어 먹어야 한다. 간장을 쓰는 것보다 이 편이 훨씬 맛이 좋다. 여긴 소면을 쓰지 않고 중면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소 굵은 면발이 잔치국수보다는 비빔국수에 특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소면과 우동의 중간쯤 되는 국수식감이 참 좋다. 시원한 김치국물과 야채수는 몸에도 좋단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빨리 소화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국수로 식사를 하면 오후 3~4시면 출출해 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국수는 원래 다 그렇지 않던가? 그래도 일단 먹을 때는 뒷일을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법! 이날도 많은 사람들 속에서 맛나고 배부르게 비빔국수 잘 먹고 왔다. 그러면 된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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