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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새로운 감각으로 설렁탕을 퓨전 음식으로 바꾼 느낌이 팍~, 의정부시 신곡동 신선설렁탕

by jeff's spot story 2024. 6. 10.

평소 고기는 물에 빠트려 먹는 것이 제일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불에 구워 먹는 것이나 삶아 먹는 것보다 단연 물에 빠트린 것을 좋아한다. 대표적인 것이 설렁탕이다. 예전엔 적은 고기를 여럿이 먹기 위해 물에 고기를 넣어 만든 것이 설렁탕이라 들었는데 이젠 나름 고급진 보양 음식 비슷하게 발전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젊은 층에서는 설렁탕 좋아하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 누구나 그렇지 않았을까? 젊을 때야 숯불에 연기 피우며 구워먹는 임팩트한 고기를 더 좋아하는 법이다. 하지만 고기를 건강하게 먹는 비결이 바로 물에 익힌 것이라 하지 않던가?

 

신선설렁탕은 전국적인 체인 식당이다. 포천에도 있고, 서울에도 있다. 물론 의정부에도 있다. 경기도 제2청사 앞에 있는 신선설렁탕은 사연은 모르지만 아마도 본사 직영점이 아닐까 싶다. 과거 이 자리에 있다가 어느날 건물까지 몽땅 없어지는 것 같더니 갑자기 새로운 건물을 짓고 다시 영업을 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전시실 같은 것도 있다. 마치 신선설렁탕의 역사를 진열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런 시설이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개인이 지점으로 낸 것 같지는 않다. 신선설렁탕의 역사를 보고 싶은 사람이 만약 있다면 의정부 경기도 제2청사 앞의 신선설렁탕에 가면 될 것이다. 

 

가게 분위기는 대충 그렇고, 우리야 설렁탕 먹으러 간 것이니 일단 주문부터 해야했다. 시그니쳐 설렁탕보다는 순사골국이라는 것을 주문하곤 하는데 이유는 시그니쳐 설렁탕은 일종의 퓨전 설렁탕이기 때문이다. 설렁탕에 뭔 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뭔가 다른 집하고는 맛이 많이 다르다. 땅콩 냄새도 나고, 치즈 냄새도 나는 것 같고 아무튼 신기하게도 설렁탕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이집에 오면 맛있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반면 원래 설렁탕에 홀릭한 사람들은 뭔가 다른 식감에 당황하더라는.... 그래서 진정한 설렁탕 매니아를 위해 만든 것 같은 메뉴가 바로 순사골이라는 것이다. 아무 것도 첨가한 것이 없단다. 

 

원래 설렁탕이 고기와 뼈다귀 외에 뭘 넣는 것이 아니지 않던가? 그래서 싱거우니 소금도 넣고, 깍뚜기 국물도 붓고 그러는 것이지 않던가? 암튼 이집의 시그니쳐 설렁탕은 젊은 취향의 뭔가 다른 설렁탕이다. 그런데 이날 보니 새로운 메뉴가 생겼다. 바로 미역설렁탕이다. 참 설렁탕 하나 가지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하는 모양이다. 미역 좋아하는 평소의 취향을 따라 우리는 순사골설렁탕과 미역설렁탕을 주문했다. 물론 국물의 베이스는 같은 것을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미역설렁탕은 그냥 고기가 많이 들어간 미역국이었다. 참 특이했다. 누군가 정성껏 한동안 끓여낸 진한 미역국의 맛이 났다. 

 

13,000원이라는 가격의 압박이 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미역설렁탕은 너무 맘에 들었다. 이런 진한 고기 미역국을 먹어 본 것이 언제인가 싶었는데 여기서 제대로 미역의 맛과 고기의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바로 이런 맛 때문에 자꾸 신선설렁탕을 찾게 되는 모양이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새로운 식감이 이곳의 특징이긴 하지만 아무튼 이날 맛본 미역설렁탕은 뭔가 많이 남달랐다. 밥도 제대로 말아 먹고, 손님이 알아서 먹는 김치도 듬뿍 먹었다. 역시 설렁탕은 그냥 밥 한 끼가 아니라 누군가의 정성을 먹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