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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새로운 컨셉의 진한 해물 짬뽕을 만날 수 있는 곳, 포천시 어룡동 봉평 메밀짬뽕

by jeff's spot story 2024. 10. 25.

짬뽕이야 말로 국민 음식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매일 먹고 있다. 짜장면과 쌍벽을 이루는 한 끼 선택의 고민을 부르는 음식이기도 하다. 짬뽕의 종류가 많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국물과 들어가는 재료들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지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집은 바로 그 면에서 다른 집들과 차별되는 곳이다. 밀가루 면이 아니라 메밀면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집처럼 메밀면으로 짬뽕을 만들어 파는 집은 본적이 없다. 과연 그 맛이 괜찮을까? 다른 집들이 모두 밀가루면을 사용하는 것은 가격과 식감 등 여러 면에서 밀가루가 낫기 때문 아닐까?

 

짬뽕을 파는 곳이다 보니 당연히 짜장면도 있다. 그것도 메밀면이 기본이란다. 과연 메밀에 진심인 곳이다. 메밀면은 밀가루에 비해 탄력이 떨어지고 단맛도 덜하다. 그래서 막국수나 냉면에 사용하지만 특별한 제조방법이 필요하다. 그리고 요즘 메밀은 밀가루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 이유는 잘 모르지만 밀가루보다는 덜 보편적인 재료다 보니 물가에 둔감한 탓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이집의 시그니쳐 메뉴인 짬뽕과 밖에 붙여놓은 신메뉴 동죽 칼국수를 주문했다. 중국집에 칼국수라는 컨셉도 매우 특이한 것이다. 우동은 있어도 칼국수를 파는 곳은 못 본 것 같다. 

 

일단 짬뽕은 다른 곳에서 보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홍합이 많이 들어가는 일반적인 비주얼이 아니라 동죽조개가 듬뿍 들어간 모양이었다. 한 숟가락 국물을 먹어보니 꽤나 매운 편이었다. 매콤한 국물은 짬뽕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니 면만 빼면 다른 곳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역시 면은 특이했다. 메밀을 사용한 면은 밀가루의 그것과는 정말 다른 식감이었다. 툭툭 끊어지는 면발과 다소 무심한 듯한 면의 특성이 왠지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잘 맞는 구석이 있었다. 아마도 메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짬뽕 분명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동죽 칼국수는 짬뽕보다는 면이 굵고 더 메밀면스러웠다. 모양만 봐서는 중국집에서 파는 칼국수가 아니라 일반적인 칼국수 전문점에서 파는 것 같았다. 국물도 짬뽕과는 사뭇 달랐다. 진한 조개 국물인 것은 맞지만 칼칼한 맛은 없었고, 뭐랄까 해물이라기 보다는 멸치나 디포리로 국물을 우려낸 것 같은 맛이 더 강했다. 하긴 이렇게 국물이 강렬해야 메밀처럼 무심한 면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면의 식감은 굵어서인지 몰라도 짬뽕보다 칼국수가 더 좋았다. 중국집 우동 비슷한 식감을 예상했는데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이건 그냥 이대로의 동죽 칼국수였다. 

 

면 자체가 심심한 편이다 보니 깍뚜기나 김치, 단무지를 많이 집어 먹게 된다. 그래도 국물이 진하고 강한 편이라 면을 먹기에 좋았다. 손님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꾸준히 들어 온다. 하긴 여기도 식당 문 연지 꽤 된 곳이다. 나름의 단골들도 있을 것이다. 동죽이라는 조개가 확실히 바지락과는 식감이 많이 달랐다. 개인적으로는 바지락이 더 좋긴 한데 둘다 해감을 잘해야 한다.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인데 아마도 메밀가격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메밀이 몸에 좋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다시 예전의 가격으로 돌아 갈 수 있을까? 그것만 빼면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좋은 한 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