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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서울 드나들 때 자주 보았던 정겨운 밥집으로 딱인 곳, 의정부시 장암동 장재울 순대국

by jeff's spot story 2024. 3. 5.

우리는 이날 주말이 아무리 길이 밀려도 결국 가기로 했다. 평소 내 취향이라면 절대 나서지 말아야 할 길이었지만 뭐랄까 지금 우리에겐 여행이 필요했다. 그래서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영흥도 여행길에 나섰다. 여행을 언제 가는가는 개인적인 취향일 것이다. 마눌은 아침 이른 시간에 나가는 것이 기분이 좋다고 했다. 10년 만 젊었어도 절대 동의하지 않았을 이 시간의 여행을 나도 선뜻 따라 나섰다. 아 나이가 든다는 것은 잠이 없어지는 것이 맞나보다. 


영흥도를 가지 위해선 일단 외곽 순환, 즉 100번 도로를 타야 했다. 송우리에서 100번 도로로 가는 길이 여간 쉬워진 것이 아니라 어떤 저항도 없이 우린 25분 만에 수락산 부근까지 갈 수 있었다. 그런데 너무 일찍 나왔나? 갑자기 허기지는 마음이 들면서 힘이 쭉 빠졌다. 안 되겠네 여기서 뭔가를 섭취하지 않으면 우린 아마도 영양의 불균형으로 여행을 끝내지 못할지도 몰라.... 하는 마음으로 100번 도로 바로 인근에 있는 이집에서 아침을 든든히 채우기로 했다. 순대국으로...


막상 와보니 여긴 예전에 자주 들렀던 곳이었다. 불과 7년 전 나는 도봉산 역 앞에 사무실에서 사업을 했었다. 아니 장사를 했었다. 점심 시간이 되면 대부분은 김밥이나 라면으로 대충 때웠지만 누군가 오는 날이면 의례 몇 군데 제대로 된 식당으로 그들을 이끌었고, 여기도 그런 선택지 중에 하나였다. 그 때도 참 맛이 좋았다. 장모님이 계실 때는 이 근방을 지날때 가끔씩 마눌과도 먹었던 곳이었다. 막상 들어가니 그런 생각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머릿 속에서 그저 흘러 나왔다. 


순대국은 어느 집이나 손님 상에 이런 저런 양념을 많이도 갖다 놓는다. 순대국의 아마도 40% 정도는 손님이 그 맛을 결정하는지도 모르겠다. 들깨와 새우젓, 고추씨기름을 넣고 양념장까지 첨가 하면 내가 먹고 싶은 그 맛이 우러나는 순대국이 된다. 그런 몸짓도 나쁘지 않았다. 순대국 집은 결국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날 우린 송우리에서 일찍 출발해 오전 8시도 안된 시간에 수락산 부근에서 아침을 먹었지만 만일 우리가 다른 곳으로 갔다 해도 이런 컨셉의 아침을 즐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든든히 먹은 아침 덕분에 6시간이 넘는 운전과 맘에 안 드는 식당과 현지의 쓸쓸한 풍경도 다 이해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날 아침의 햇쌀은 너무나 뜨거웠고 마눌과 숟가락으로 나누는 모처럼 원거리에서의 아침은 참 맛났었다는 것으로 출발은 참 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