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있고 행복한 곳...

치맥이 아니라 피자와 맥주의 조화가 어울리는 호프집, 춘천시 남춘천역 피맥하우스

by jeff's spot story 2024. 3. 5.

한국 사람들의 천재적인 면을 잘 보여주는 것이 치맥이다. 치킨과 맥주는 우리나라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먼저 시작했을 것 같다. 하지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은 한국이라 본다. 아예 새로운 단어로까지 나오지 않았던가? 기름지고 고소한 후라이드 치킨과 시원하고 쌉쌀한 맥주는 그냥 생각만 해도 잘 어울릴 듯 하다. 과연 정말 잘 맞는 궁합이다. 치킨은 반드시 후라이드일 필요는 없지만 맥주는 있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이날 가본 이집도 그런 천재적인 발상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피자와 맥주라.... 일면 피맥하우스이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피자도 맥주도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조화는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일명 피맥이라는 이런 조화는 치맥만큼이나 궁합이 잘 맞을까? 일단 이집은 남춘천역이라는 젊은층이 많은 곳에 있다. 그래서 당연히 손님들도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메뉴를 보니 정말 다른 대안은 없었다. 치킨이 피자로 바뀐 것이 다이다. 소시지나 다른 기름진 안주는 있어도 우리가 흔히 호프집하면 떠오르는 골뱅이나 과일같은 안주는 없었다. 대신 한가지 반가운 안주가 보였다. 먹태였다. 저녁을 잔득 먹은 후라 피자는 몰라도 맥주만 즐기기로 했다. 

 

이집도 수제맥주 집처럼 시그니쳐 맥주가 있다. 가격이 제일 싼데 결과적으로 보면 가장 맛이 좋았다. 이름있고, 비싼 맥주라고 늘 만족스럽지 않다. 여기서도 그랬다. 맥주가 거창한 안주를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각 피자 같은 안주가 있으면 먹고도 싶었는데 없었다. 그냥 먹태로 만족하기로 했다. 분위기는 참 좋았다. 젊은 취향의 인테리어와 분위기였다. 손님들도 다 그랬다. 여기선 우리가 가장 시니어인 것 같았다. 이렇게 젊은 분위기에서 즐기는 것이 좋긴 한데 눈치는 조금 보였다. 

 

술에는 진심인 곳이다 보니 하이볼도 다른 집들보다 술 함량이 많은 것 같았다. 달지 않고 괜찮았다. 먹태 역시 다른 마른아주가 필요 없을 정도로 좋았다. 그런데 먹다보니 원래 먹태라는 음식이 이렇게 건조한 것이었던가? 기억속에 먹태는 포실 포실한 감이 있는 황태와 북어의 중간쯤 되는 명태 요리였다. 그런데 여기에서 북어를 잘라 준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맛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글쎄 먹태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좀 다르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겠다. 

 

그리고 먹태는 명태살 자체보다 찍어 먹는 소스가 중요한데, 여긴 소스를 추가하면 500원 인가를 받았다. 워낙 다른 안주값이 저렴하다 보니 그런 옵션을 둔 것 같았다. 좀 생경했다. 먹태 소스 값을 따로 받는 집은 없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아무튼 맛은 좋았다. 만일 소스 값을 따로 받지 않았다면 리필을 두 어 번은 더 했을 것이다. 그래서 돈을 따로 받았을까? 맥주를 네 잔인가 마셨다. 이러면 맥주로 취할 판이었다. 맥주 맛이 거기서 거기라지만 이집의 시그니쳐 맥주 맛은 수제 맥주의 전형이었다. 담에 가게 된다면 다른 맥주를 먹지 않고 그것만 마실 것이다. 피맥집이라...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