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계절이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자주 다니던 막국수 집을 찾아 가게 된다. 이날은 춘천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우연히 이집을 가게 되었다. 왠지 세월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지는 집이었다. 이름은 '다울막국수' 집이다. 식당 앞에 정원이 가꿔져 있어 볼거리도 있는 곳이다. 우리는 춘천에서 도전한 거의 대부분의 막국수 집에서 만족을 느꼈다. 실패 확율이 거의 없는 곳이 바로 춘천에서 먹는 막국수 집이라 하겠다. 따라서 처음 가는 집이라 해도 큰 부담이 없었다. 과연 여기는 또 어떤 맛으로 우리에게 만족을 줄 것인가... 그런 생각만 했다.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이라 식당 안에는 한 팀의 손님만 있었다.




늘 그렇듯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를 주문하고 조금 기다렸다. 특이하게 반찬으로 콩나물 무침이 나왔다. 백반집도 아닌데 말이다. 녹두전도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너무 많이 먹으면 운전하고 가다가 졸릴 수 있다. 손님이 별로 없어서였는지 음식은 금방 나왔다. 조금 검은빛이 도는 전형적인 막국수 면에 얼음 동동 떠있는 물막국수가 아주 시원해 보였다. 비빔막국수 역시 먹음직스러웠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비빔막국수는 거의 먹어 본 적이 없다. 왜 그럴까? 이유는 잘 모르겠다. 냉면이나 막국수나 본연의 맛을 즐기려면 아무래도 물로 먹어야 제맛이 아닐까 싶어서 인가보다.



냉면이나 막국수 면을 가위로 자르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도 취향 때문이겠지만 식감이 더 좋다고 느껴서 그런 것 같다. 미신 같은 이야기지만 면을 자르면 복이 달아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아무튼 우리는 아니다. 그저 먹기 편해야 맛도 좋다고 생각하기에 과감하게 가위로 면을 두 어번 잘랐다. 그닥 질긴 면발은 아니었지만 너무 긴 면은 먹기 불편한 것이 사실 아닌가... 열무김치가 폭삭 익어서 아주 맛이 좋았다. 열무김치와 얼음 동동 막국수라... 이젠 정말 여름이 오긴 하는가 보다. 올 여름은 얼마나 더울까? 더위에 약한 체질인지라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이집의 물막국수 육수는 평양냉면의 그것처럼 슴슴한 편이다. 자극적인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다소 싱겁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아한다. 쌉쌀한 메밀면의 맛도 좋았는데 슴슴한 국물과 잘 어울리는 궁합이었다. 우린 이런 경우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처음으로 들어온 집에서 만족스러운 맛을 느꼈으니 말이다. 보통 막국수는 막걸리와 잘 맞는다고 한다. 녹두전이나 메밀전도 잘 맞는다. 이런 날엔 다른 사람에게 운전대 맡기고 그렇게 풍류를 즐겨야 하는데 사는 게 뭔지 그냥 면발만 씹고 있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춘천까지 와서 맛난 면 한 그릇이면 엄청 행복한 상황이다.




다소 투박한 느낌도 들지만 아무튼 춘천식 막국수의 제대로 된 맛을 보게 된 점이 무척 맘에 들었다. 그런데 여긴 서비스가 좀 부족한 듯 했다. 김치를 더 달라고 하자 약간 불만이 있는 것 같은 표정으로 퉁명스럽게 갖다 주었다. 왜 그러지? 여긴 셀프인가? 하지만 둘러봐도 그런 말은 없는데... 맛은 좋았지만 그런 점은 좀 아쉬웠다. 하긴 들어올 때부터 그런 느낌을 받긴 했다. 암튼 막국수 시원하게 잘 먹고 밖으로 나와 정원을 좀 둘러보고,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들도 봤다. 출장을 온 것이 아니라 유람을 다니는 기분이라고 해야 겠다. 예전엔 이 동네를 몰랐는데 이젠 춘천에서 막국수 하면 동산면으로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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