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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잠을 거의 자기 못하고 깬 피곤한 아침에 예상치 못한 만족을 준, 포천시 선단동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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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쳐다 보지도 않던 곳이다. 아마도 맥도날드 라는 곳에서 밥을 먹은 것이 30년도 더 된 것 같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날은 맥도날드의 모닝 세트가 생각났다. 글쎄 이런 특이한 경험은 정말 오랫만이다. 맥도날드는 오전 10시 반까지는 맥모닝이라는 메뉴가 있다. 늘 보던 메뉴가 아니라 아침에만 만날 수 있는 음식인 것이다. 빵도 다르고, 들어가는 패티나 구성물도 다르다. 맥 모닝이라는 이름답게 아침에 먹어도 부담이 적은 것들이다. 그런에 이상하게도 맥모닝의 빵은 더 맛이 좋다는 것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다만 뭐랄까 더 부드럽고, 부담이 없다고 해야 할까? 암튼 개인적으로 그렇다.

 

집 근처인 선단동의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처음 생겼을 때 전국에서 가장 큰 매장이란 소리를 듣던 곳이다. 당시엔 주변에 별 다른 건물이 없어 정말 눈에 확 띄는 명물이었다. 왜 이런 시골길에 이렇게나 큰 매장을 만들었는지 의문이었을 정도였다. 그 때 우리 아이들이 6~7세 정도 였으니 벌써 세월에 20년이나 된 것이다. 정말 잠깐이다. 애들 어릴 때는 여길 정말 자주 왔었다. 아들들이 맛나게 햄버거를 먹는 모습만 봐도 마음이 푸근해지던 시절이었다. 이젠 다 성인이 되어 자기 살길 찾아 떠났지만 맥도날드 선단동 매장에 오면 그 때 생각에 잠기곤 한다. 나이든 사람의 일상처럼 우린 이날 잠을 설치고 오전 7시도 안 된 시간에 여길 왔다.

 

다른 카페에서 자주 이용하는 키오스크 덕분에 헤매지 않고 무난하게 우리의 특별한 아침을 주문할 수 있었다. 빵이 부드러워 좋다며 시킨 소시지에그 맥머핀과 새로 출시했다는 바질이 들어간 치즈에그머핀이었다. 두 개를 세트로 주문하니 가격이 12,600원이었다. 글쎄 이 가격을 싸다고 해야 할지, 아님 과하다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침이란 특별한 제한이 아니라면 분명 가성비 좋은 착한 가격이 맞다. 낮에 파는 햄버거 보다는 분명히 작은 사이즈의 버거지만, 우리에겐 이 정도면 충분했다.그리고 좋은 점 또 하나... 맥모닝 세트에는 달달한 콜라가 아니라 아메리카노 커피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커피가 예상을 넘어서는 맛이었다. 맥도날드에서 무슨 맛난 커피를 기대하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글쎄 개인적으로 이날의 커피는 스타벅스와 비교하여 오히려 더 낫다고 할 정도라 하면 좀 과장일까? 암튼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우린 맥도날드가 햄버거 집이 아니라 커피 맛집이라 말하며 즐거워했다. 어른 손바닥 만한 다소 작은 버거지만, 내용은 무척 알찬 편이다. 특히 아침 식사에 어울리는 나름의 구성들이 맘에 들었다. 평소보았던 맥도날드 햄버거보다 크기는 작지만 뭐랄까 더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은 것이 일단 맘에 들었다. 사람이 갑자기 취향이 바뀌면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하는데 혹 우리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 이날 이상하게도 평소 쳐다 보지도 않던 이 빵이 맛나더라는...

 

아마도 이런 저런 생각에 밤새 뒤척이다 거의 두 어 시간도 안 되게 자는 듯 마는 듯 했던 간밤의 피로가 풀리는 그런 기분이 들었나 보다. 평소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자본주의 상징인 맥도날드 맥모닝을 먹으며 이런 만족을 느낄 줄은 정말 몰랐다. 사실 여기 온 이유가 이 시간에 문을 연 집이 없어 찾아 나선 것이었는데 집 근처에 이렇게 훌륭하게 아침을 보상해 주는 집이 있다는 것이 행운인지 모르겠다. 코울슬로는 조금 과하게 달아서 한 개만 먹고 나머지는 집으로 가지고 왔다. 아침에 계란을 먹고, 빵을 먹는 것은 정말 한국 사람과 안 어울리는 장면 같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아침 한 끼를 때우고 있다. 바쁘게 사는 우리네 허기와 감성을 채워주는 조용한 조력자 같은 곳이다.

맥도날드 포천DT점 경기 포천시 호국로 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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