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에 제일 잘 맞는 점심 메뉴는 시원한 쌈채소를 싸먹는 쌈밥이 아닌가 한다. 싱싱한 쌈 채소를 맘껏 먹으면서 잃었던 기력도 회복되는 것 같아 쌈밥을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 쌈밥이 그냥 한끼 푸짐하게 먹는 간단한 점심거리는 아니다. 보통 한 사람이 14,000원 ~ 15,000원은 내야 한다. 결코 싼 가격이 아니다. 이날은 회의를 마치고 누군가 쌈밥을 사준다고 했다. 내가 돈을 내지 않으니 가격이 얼마인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식당에 가서 보니 너무나 착한 가격이었다. 여긴 일인분에 10,000원이었다. 아직도 이런 좋은 가격의 쌈밥집이 있다는 것이 일단은 놀라웠다.
이곳의 이름은 '자매쌈밥'이다. 예전에는 지금의 자리가 아니라 미성순대국 앞에 있었다. 하지만 이쪽으로 이전하고 나서는 정말 손님이 많이 늘었다. 가성비가 좋으니 당연한 일이다. 쌈밥 10,000원에 큼직한 제육고기와 계란말이까지 나온다. 커다란 된장찌개와 반찬도 제법 된다. 이런 행복한 식사가 없을 듯 하다. 쌈밥이다 보니 쌈채소는 맘껏 먹을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쌈채소에 고슬고슬한 밥을 얹어 먹는 맛은 여름의 별미가 따로 없다. 더위에 지칠법도 한 요즘 이런 싱싱한 채소를 통해 비타민과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만히 보니 제육볶음에 떡도 들어 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구성이다. 구수한 된장찌개 건강함을 더하고, 갓만든 김치 겉절이도 입안에 침 고이게 만들었다. 가장 맛이 좋았던 것은 큼직한 제육볶음이었다. 달달하면서 부드럽고 돼지고기 특유의 씹는 식감이 아주 좋았다. 우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맛나게 점심을 먹었다. 이렇게 모두 함께 밥을 먹고 있으니 식구들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긴 같은 밥상에서 밥을 먹으면 식구가 맞네~ 밥을 많이 먹는 사람들도 여기서는 부담이 없다. 리필하면 되니까 말이다. 반찬도 넉넉하고 말이다.
술집에서 10,000원 받고 팔법한 계란말이도 인기가 좋았다. 일본식 계란말이와는 규모나 만드는 방법에서 완전히 다른 한국식 계란말이다. 어릴적엔 계란말이 하나면 그날 도시락 반찬은 그냥 만찬자리였다. 요즘 참 흔한 것이 계란이라지만 아직도 계란말이는 정성이 들어가는 귀한 반찬 취급을 받는다. 당연한 일이다. 분명 그냥 계란후라이랑은 다른 품이 들어가는 반찬이다. 밭에서 쌈을 키워서 손님상에 내놓는지는 몰라도 쌈채소가 노지에서 자란 것처럼 향도 있고, 크기도 컸다. 이런 쌈밥을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무척 좋아하셨다. 여름만 되면 그렇게나 복스럽게 쌈을 드시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그냥 풀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쌈채소로 밥을 먹으면 그냥 밥만 먹었을 때보다 분명 포만감이 더 크고 오후 내내 속이 든든하다. 다음날도 속이 편하다. 이래서 한국 사람은 육식보다 채식을 해야 하는 법인가 보다. 평소에도 가성비가 좋기 때문에 이집에서 점심먹기가 쉽지 않단다. 예약을 해야 한단다. 먹어보니 이해가 간다. 이렇게 푸짐하고 맛나게 먹으면서 국수 한 그릇 가격만 내고 나오면 되니 말이다. 여긴 정말 대놓고 매일 와서 먹고 싶은 집이다. 어지간한 식당보다는 분명 한 수 위인 집이라 하겠다. 메뉴를 보니 쌈밥 저렴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저녁에 와서 한 잔 해야 할 곳이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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