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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담백한 분위기에서 술술 들어가는 국수 한 그릇, 의정부시 용현동 우이동 멸치국수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7. 2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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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 일찍 서둘러 인천 공항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일요일 아침 7시부터 차를 몰고 인천에 다녀온다는 것이 참 번거로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어쩌랴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지~ 다시 돌아오는 길에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우린 의정부에서 옆길로 빠졌다. 우연한 기회에 봐둔 국수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의정부 경전철 송산역 부근에 있는 우이동 멸치국수 집이었다. 참 이상한 일이지... 우리가 서울에서 살던 동네 이름이 우이동인데 의정부에서 그 동네 이름을 듣게 되다니 말이다. 아무튼 서울에서도 달동네처럼 서민동네가 바로 우이동인지라 이런 가성비 좋은 국수집이 그 이름을 딴 것인거 같다. 

 

이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멸치국수는 단돈 6,000원이다. 국수가 많이 남는다고는 하지만 다른 어떤 집에서도 보기 드문 저렴한 가격이다. 사실 국수는 이런 맛에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짐하고, 맛나고, 싸다는 장점 말이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모든 것이 셀프로 운영되고 있었고, 주문도 키오스크 기기에서 해야했다. 하지만 맛나고 저렴한 국수를 푸짐하게 먹는다면 불만이 있을 수 없다. 넓은 통창의 인테리어가 맘에 드는 이집은 아침 햇쌀 제대로 받으며 국수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깔끔하고 시원한 분위기의 식당에서 아침으로 먹는 잔치국수인 셈이다. 

 

우리는 멸치국수와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서브 메뉴인 주먹밥을 주문할까 하다 말았다. 아침부터 과하게 먹으면 소화도 안 되고,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비빔국수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주문했다. 1,000원이 비싸지만 대부분의 경우 비빔국수는 성공하기 힘든 아이템이다. 참 이상한 일이다. 대부분의 국수집이 비빔국수를 판다. 하지만 맘에 드는 집은 거의 없다. 비빔국수 양념이란 것이 그리 만들기 어려운 것은 아닐텐데 늘 뭔가가 부족하다. 아무튼 같은 음식으로 두 개를 주문하기는 좀 그래서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고 나서 보니 엄청 자극적일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 

 

하지만 막상 먹어보니 그렇게까지 자극적인 맛은 아니었다. 오히려 조금 담백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간이 세지 않았다. 비빔국수의 대명사 격인 망향국수와 비교하면 덜 자극적이고, 덜 달다. 개인적으로는 참 맘에 드는 맛이었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있다. 비빔국수는 대부분 김치와 연관이 깊다. 물론 고추장을 기본 베이스로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집의 비빔국수는 김치가 들어가 조금만 들어가 있었다. 없는 것 보다는 낫지만 좀 아쉬웠다. 면은 소면으로 탱탱한 식감은 살아 있었다. 사실 이러면 어느 정도는 성공한 셈이다. 면이 탱탱하고, 담백한 양념이라면 말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보면 여기서는 멸치국수가 더 맞다. 멸치국수는 시중에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는 기성품이 아니라 직접 몇 시간을 공을 들여 만든 육수라 했다. 과연 그 맛이 깊고, 수작업으로 만든 티가 확 나는 맛이었다. 멸치 특유의 쌉쌀함이 그대로 살아 있는 직접 만든 육수가 맞았다. 입에 착 감기는 육수 때문에 짠것을 알지만 거의 다 국물을 마시고 말았다. 마셨다는 표현이 잘 맞을 것이다. 면발이 살아 있는 멸치국수의 맛은 어쩌면 가장 서민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일 수 있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입을 즐겁게 하는 가장 소박한 음식이다. 그래서 여긴 참 부담없이 좋은 식당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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