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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맛있는 낙지볶음 점심을 좋은 가격에 잘 먹었다. 남양주시 호평동 일품낙지볶음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7. 2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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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 일이 있어 남양주시 호평동에 갔다. 아주 오래 전 아마도 대학을 다니던 시절이니까 거의 40여 년 전에 여길 자주 왔었다. 마석에서 사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엔 집이 우이동이라 청량리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간 뒤에 다시 여기 오는 시외버스를 타고 왔었다. 정말 강거너고 물건너 찾아 왔었다. 한동안 일대를 돌아 다녔지만 친구도 이사가고 집도 포천으로 옮긴 뒤엔 올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진짜 오랫만에 와보니 격세지감도 이런 변화가 없다. 그냥 시골의 작은 역 근방 상권이 전부였던 곳이 이젠 정말 제대로 된 신도시처럼 변해있었다.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도 잘 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해진 이곳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이마트 부근에 먹자골목이 형성된 것은 봤지만 주차하기가 어려워 내려오면서 봐 두었던 이집으로 향했다. 이곳의 이름은 '일품낙지볶음'이다. 간판에 직관적으로 써 있듯 여긴 낙지볶음을 파는 집이다. 낙지요리가 크게 볶음과 연포탕으로 나뉜다고 볼 때 개인적으로 볶음을 엄청 선호한다. 맵질이지만 이상하게도 쭈꾸미나 낙지의 매운 볶음요리는 자주 끌린다. 낙지나 오징어, 쭈꾸미는 모두 조금은 매콤한 양념에 볶아야 제 맛이 나는 것 같다. 아마 그런것이 음식에서의 궁합이라고 해야겠지...

 

새로 오픈을 했는지 오픈 기념 할인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격이 너무나 착한 일 인분에 만원이었다. 거기에 맛보기로 칼국수도 조금 나온단다. 요즘 낙지볶음을 먹으면서 고르곤졸라 피자를 먹는 경우도 흔하다지만 낙지만으로도 만족이 되기 때문에 다른 메뉴들은 필요없었다. 칼국수 한 그릇도 만 원이 넘는 경우가 있는데 낙지를 이 가격에 먹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가격이 싸다고 낙지가 부실한 것이 아니었다. 엄청 큰 작은 문어만한 낙지가 나왔다. 맵기를 이야기 하지 않으면 그냥 보통의 맛으로 나온다는데 이 정도의 맵기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을 정도 아닐까 싶다. 

 

대부분 낙지볶음집들은 레시피가 비슷하다. 철판에 직접 구워먹는 방식이 아니라면 말이다. 매콤한 낙지볶음과 밥, 콩나물무침과 무생채 같은 것을 넣고 참기름을 뿌려 비벼 먹는 것이 거의 대부분의 경우이다. 여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소 통통한 콩나물을 맵질들을 위한 배려 차원의 안전장치라 하겠다. 식감도 좋다. 양배추와 함께 잘 볶은 낙지는 그냥 먹어도 맛나고, 밥과 비벼먹어도 맛이 끝내준다. 이마에 살짝 땀이 맺힐 정도의 맵기라 말 그대로 기분좋게, 맛있게 매운 정도라 하겠다. 세프코너에서 콩나물과 반찬은 계속 가져다 먹을 수 있고, 밥 먹은 뒤의 후식같은 숭늉도 있었다. 

 

맛보기 칼국수도 훌륭했다. 칼국수 전문집처럼 아주 깊은 맛이라 하긴 뭐해도 그냥 먹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는 무난한 맛이었다. 매콤한 낙지볶음과 시원하면서 뜨끈한 칼국수는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 하긴 이런 매콤한 음식엔 국물이 필요하기는 하다. 잘 익은 낙지는 사실 이렇게 밥과 함께 그냥 후루룩 먹기엔 좀 아까운 감이 있다. 술 한 잔이라도 걸쳐야 예의인데 이날은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맛나게 매운 반찬을 밥에 비벼 먹으면 아무래도 평소보다 밥 양을 더 먹게 된다. 과식을 부르는 안타까운 집이지만 그 맛에 취해 어쩔 수 없이 계속 숟가락질을 하게 되는 묘한 곳이기도 하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무생채의 역할이 남다르다. 알싸하면서 시원하고 매콤한 맛이 식감을 확 끌어 올려준다. 칼국수의 반찬으로도 낙지볶음 비빔밥의 재료로도 부족함이 없다. 역시 작은 반찬이라도 이렇게 맛이 좋으면 큰 감동을 준다. 대부분의 테이블에서는 제대로 된 칼국수나 고르곤졸라 피자를 함께 먹고 있었다. 그래도 가격적인 부담이 적기 때문이고, 휴일에 외식하면서 이런 정도의 호사는 누려야 사는 맛이 나는 것 같다는 생각에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누구라도 불만이 없을 아주 무리없는 맛난 식당이다. 이런 집이 동네에 있어야 자주 간다는 소리를 할텐데, 누굴 데리고 갈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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