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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맛 좋기로 유명한 여주에서 먹는 충실한 쌈밥 한 끼, 여주시 강변로 여주솥반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7. 2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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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여주는 이천과 함께 우리나라 쌀을 대표하는 동네다. 두 곳에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 보았다. 여주쌀이 더 좋으냐, 아님 이천쌀이 더 좋으냐? 그랬더니 이천에 사는 친구가 대답했다. 여주는 농약을 거의 쓰지 않지만 수확량이 많지 않고, 이천은 농약을 뿌리면서 수확량이 많단다. 그럼 어디가 좋다는 얘기지? 그리고 거기에 한가지 덧붙이면 이천의 쌀 브랜드는 임금님표 쌀이고, 여주는 대왕님표 쌀이란다. 대왕이 더 좋은 것일까? 이천은 임금님에게 진상했던 쌀이란 의미이고, 여주는 세종대왕릉이 있어 그렇단다. 설명을 들어도 잘 모르겠네~

 

이날 우리가 간집의 이름은 '여주솥반'이라는 곳이다. 여주시청 근처의 남한강변이 훤히 보이는 곳에 있다. 여주의 대부분의 식당들이 강변을 끼고 영업을 한다. 여기도 그 중에 하나이다. 원래 여주에서 백반같은 쌀밥정식을 먹으려면 값이 제법 나간다. 거의 한 사람이 3~4만원은 내야 한다. 그렇지만 여기는 점심특선 같은 방식으로 19,000원에 팔고 있었다. 합리적이라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여주의 자랑인 솥밥과 쌈채소, 제육볶음과 여러 밑반찬들이 나온다. 말 그대로 푸짐하고 맛나 보이는 한 끼 밥상이다. 여기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점심에 자리가 별로 없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 곳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잡채도 무척 맛이 좋았다. 구수하고 진한 된장찌개와 함께 달달한 제육을 쌈에 싸서 찰진 여주쌀로 먹는 한쌈은 정말 한국인이 소울푸드 맞았다. 잘 익은 김치도 맛이 좋았고, 여러 반찬들도 식욕을 돋구워 주었다. 그리고 역시 압권은 여주의 쌀밥이었다. 찰지고, 고슬하면서 고소하고 달달한 쌀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는 진정한 밥이었다. 역시 "여주쌀, 여주쌀 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평소 좋아했던 우렁된장과 쌈에 고슬고슬한 여주 쌀밥을 얹어 먹는 맛이 그만이었다. 평소 잘 먹지 않던 제육까지도 이날은 제법 집어 먹었다. 

 

일행들도 모두 여주쌀밥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사실 쌀이 좋으면 김치랑 된장찌개만 있어도 한 그릇 뚝딱 해 치울 수 있다. 이렇게 많은 반찬도 사실 필요없다. 그래도 한낮의 더위를 피해 들어 와서 이렇게 시원한 테이블에 앉아 갓지은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저 행복한 일이라 하겠다. 이천에 갔을 때도 한정식을 먹은 적이 있는데 거기도 가격이 제법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는 생선구이도 있고 그랬다. 하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질을 좌우하는 것이긴 한데 아무튼 이날의 여주 쌈밥은 그런 가격으로는 메기기 어려운 만족스러움이 있었다. 

 

이렇게 쌀이 좋으면 분명 평소보다 과식을 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입맛이 없다가도 갓 지은 쌀밥의 향기를 맡으면 이렇게 된다. 한국 사람들은 다 비슷할 것이다. 아는 사람들과 습관처럼 "밥 한 번 먹자~"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런 맛난 쌀밥이 그런 관계성까지 좋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끼라 해도 함께 마주앉아 찌개와 반찬을 나누는 사이라면 보통 인연은 아닐 것이다. 그런 사람사이를 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밥상이다. 참 신기한 일이다. 우린 일 때문에 왔지만 밥이 좋아서인지 다들 약간 놀러 온 것처럼 들뜬 기분이었다는 것... 좋은 밥 한끼가 만들어준 좋은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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