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선술집 체인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 바로 투다리이다. 1987년부터 장사를 했다니 역사도 꽤나 깊다. 대학 시절 처음 투다리가 생겼을 때가 생각난다. 당시에도 엄청 저렴한 가격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 전통은 지금도 이어진다. 특히 대도시보다 중소도시 골목길에 많이 있는 투다리는 서민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이해하는 착한 술집 체인이라 해야 할 것이다. 통영 여행에서 자주 눈에 띄는 투다리 한 곳은 꼭 가고 싶었다. 항남동의 유명하다는 집들 사이에 얌전하게 자리하고 있는 항남동 투다리는 지난 여행때도 들렀던 곳이기도 하다.
투다리의 실내 인테리어는 일본 선술집의 그 분위기를 모티브로 한 것이 맞지만 한국적으로 어느 정도는 변신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카운터 석이라는 주방 바로 앞에 혼자 앉는 자리에는 잘 가지 않는다. 혼자 술을 마셔도 테이블에 앉는 것을 선호한다. 이런 것이 일종의 문화라 할 수 있겠다. 혼자 다니는 것이 당연한 일본에서야 이런 카운터 석이 더 인기있을지 몰라도 우리야 어디 그런가? 아무튼 작은 가게 공간을 이리저리 잘 꾸며놓은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술집이었다. 이런 매력이 투다리의 진정한 맛이다.
우리는 투다리에서 저녁을 거하게 먹거나 코가 삐뚤어지게 술을 진하게 마시는 경우는 별로 없다. 여긴 가볍게 먹고 빠지는 선술집이기 때문이다. 안주가 저렴하고 다양하지만 고급스런 음식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이런 것이 투다리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없이 먹는 곳, 바로 그런 술집이다. 이날 저녁을 이미 먹었기 때문에 우린 가볍게 맥주 몇 잔과 은행같은 안주를 먹기로 했다. 물론 투다리하면 떠오르는 꼬치 역시 먹어야 할 것이다. 이럴 때 고민이 되곤 한다. 과연 어떤 조합을 해야 합리적인 자리가 될 것인가?
그래서 집에서도 손쉽게 해 먹을 수 있는 은행은 빼고 그렇게나 좋아하는 염통꼬치를 먹기로 했다. 닭 몇 마리를 먹는 셈치는 염통꼬치는 맛도 좋고, 영양도 많고, 칼로리도 낮다. 이렇게 좋은 음식이 또 있을까? 이집은 염통을 제대로 구워서 내주었다. 불향도 살아 있고, 야들야들한 식감도 좋았다. 이런 맛난 꼬치는 정말 오랫만에 먹는다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역시 투다리가 최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전국적으로 이렇게 맛이 다 비슷하고 좋을까? 이런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일 것이다.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염통꼬치와 맥주 한 잔의 시원한 맛은 정말 찰떡궁합이다. 이렇게 조금 더운듯한 날씨에 이런 조합의 술 한 잔이면 하루의 피로를 효과적으로 날려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손님들이 제법 들어 오는 것이 여기가 맛집은 맞나보다. 술을 먹기 위해 오는 술꾼들도 있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먹는 손님들도 있었다. 당연히 여긴 이렇게 음식을 먹기 위해서 오는 손님들이 있다는 말이다. 이상하게도 포천엔 투다리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여기가 대도시도 아닌데 말이다. 이렇게 부담없이 맛난 2차 정말 오랫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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