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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김치찌개와는 또 다른 버전의 김치전골, 아님 김치볶음? 포천시 군내면 배양리두루치기 포천군내점

by jeff's spot story 2024. 5. 13.

아마도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 설문조사를 하며 거의 1위와 2위 안에 드는 것이 바로 김치찌개일 것이다. 어쩌면 집에서도 흔하게 자주 먹는 음식인데 왜 사람들은 밖에서도 김치찌개를 그렇게나 사 먹을까? 너무나 익숙하고, 그래서 자꾸 생각나고, 실패하지 않을 메뉴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치찌개만큼 호불호가 없는 음식이 또 있을까? 한국 사람이라면 김치찌개가 주는 안정적인 만족을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이날 점심도 그런 김치찌개를 먹기로 했다. 하지만 찌개와는 또 조금 결이 다른 음식인 두루치기를 먹기로 했다. 과연 두루치기는 찌개일까? 아님 볶음일까?

 

배양리 두루치기라는 체인점은 여기 저기 자주 보이는 음식점이다. 배양리하는 지명이 양주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쩌면 이집은 양주를 널리 알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포천의 무봉리 순대국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루치기라는 음식은 김치찌개 비슷하게 생긴 메뉴지만 불을 계속 가열하여 나중에 조림처럼 바싹 끓여 먹는 것이다. 어쩌면 김치의 마지막 맛까지 모두 우려내 먹겠다는 의미에서 탄생한 메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치찌개와 뭐가 다를까? 그래서 우린 찌개도 주문했다. 비교하면서 먹어보기로...

 

손님상에는 조리가 되지 않은 그냥 김치가 담겨진채로 나온다. 이제부터는 손님이 알아서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김치찌개는 두루치기보다 아무래도 국물이 더 많다. 그리고 두루치기는 야채같은 다른 내용물이 들어 있다. 둘 다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것은 맞다. 김치찌개에는 돼지고기 말고도 참치 통조림을 넣기도 하고, 꽁치나 고등어 통조림을 넣어 먹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특이하게 차돌박이를 넣기도 하고, 그냥 두부만 넣어 먹는 사람도 있다. 어떤 조합을 하든 김치라는 주 재료가 가지고 있는 맛을 최대한 끌어내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생김치가 들어간 냄비는 조금 시간을 두고 불을 가열해야 한다. 배가 고픈 사람에게 고문이나 다름없다. 주린 배를 부여잡고 김치가 익기를 인고의 시간으로 기다려야 한다. 두루치기는 국물이 적기 때문에 금새 끓어 오르고, 잘게 잘리지 않은 김치를 서둘러 잘라 주어야 한다. 뭉텅이로 들어 있는 돼지고기도 먹기 좋게 잘라야 한다. 별다른 양념을 넣은 것 같진 않지만 불로 익힌 두루치기는 금새 붉은 색의 볶음처럼 변해갔다. 먹기 좋은 상태가 곧 도래하는 것이다. 셀프코너에서 시원한 미역냉국을 가져다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 

 

김치찌개 역시 마찬가지다. 김치를 자르고, 돼지고기도 잘게 자른다. 김치찌개는 1인분 인데도 돼지고기가 제법 많이 들어 있다. 김치찌개는 9,000원이고 두루치기는 11,000원 이란 점을 감안하면 김치찌개도 훌륭한 구성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푸짐한 비주얼은 역시 두루치기라 할 수 있다. 두루치기나 김치찌개나 같은 김치를 사용하는데 김치 자체가 제법 매운 편이었다. 당연히 두루치기나 찌개나 역시 매운 국물이 된다. 맵질에게는 쉬운 접근은 아니다. 땀 깨나 흘려야 한다. 그래도 우리에겐 하얀 쌀밥이 있어 다행이다. 쌀밥은 언제나 우리 편이기 때문이다. 

 

강렬한 맛이다 보니 밥이 쭉쭉 들어간다. 말 그대로 밥도둑이다. 연신 땀을 닦으면서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맛은 정말 좋다. 개인적으로는 두루치기보다는 찌개가 더 끌린다. 아무래도 더 친숙하고 익숙하다. 밥과 더 잘 어울린다. 이 국물에는 밥을 말아 먹어도 좋을 듯 하다. 술안주로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메뉴를 보니 여긴 삼겹살도 있다. 그래서 우린 여기서 회식을 하기로 했다. 아마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배양리 두루치기 집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긴하다. 그런데 이집은 그중에서도 정말 괜찮은 맛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