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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시원한 열무김치국수와 고소한 콩국수를 진하게 먹는 곳, 포천시 가산면 해룡마을국수집

by jeff's spot story 2024. 5. 11.

계절이 더워지면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것이 시원한 국물의 국수나 냉면이다. 여름이라고 너무 차게만 먹으면 안 된다고들 하지만 땀나는 계절에 더운 국물을 찾는 일은 아무래도 적을 수밖에 없다. 해룡마을은 선단동 차의과학대 근처의 마을이다. 하지만 그 마을 이름이 상호가 된 국수집이 요즘 포천에서 자주 눈에 띈다. 아마도 체인점인 것 같은데 포천 해룡마을이 모체라 한다면 포천을 중심으로 새로운 체인사업체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무봉리 순대국처럼 전국적인 체인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간 곳은 소흘읍에서 가산으로 넘어가는 초입에 생긴 해룡마을 국수집이었다. 

 

국수집이라고는 하지만 설렁탕이나 묵밥같은 밥도 있다. 그러니까 여긴 국수집이라기 보다는 일반적인 식당이라 보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물론 국수 메뉴가 단연 많다. 우린 들어서기 무섭게 열무김치국수와 콩국수를 주문했다. 가격은 각각 9,000원이다. 국수 치고 싼 값은 아니지만 요즘 하도 물가가 올라 만원이 안 되는 가격이라느 착한 것 같기도 하다. 작아 보였는데 실내는 제법 컸다. 점심 시간이라 그런지 근처 사업장에서 일하다 온 것 같은 아재들이 많았다. 대부분 뜨거운 국물보다는 시원한 국수들을 먹고 있었다. 

 

반찬과 물, 그리고 육수도 모두 셀프였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반찬이 입에 착 감겼다. 백반집이라 해도 될 정도로 맛이 괜찮았다. 잠시 앉아 있노라니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콩국수와 열무국수가 나왔다. 여름엔 콩국수는 적어도 40번 이상은 먹는 단골메뉴다. 과거엔 콩국수를 중국집에서 많이 팔았었다. 그래서 콩국수 면이 짜장면처럼 굵은 면으로 자주 먹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콩국수도 소면으로 먹는 편이 더 좋다. 콩국물이 면에 잘 붙어 올라오고, 소면의 가늘고 부드러운 면발과 고소한 콩국물이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음이 동동 떠있는 열무김치국수 역시 여름의 단골메뉴이다. 이집은 특이하게 열무김치국수에 고명으로 군 달걀을 주었다. 보통은 찐 것으로 주는데 말이다. 군 달걀의 조금은 단단한 식감이 싫은 사람에겐 조금 생경할 고명이다. 열무김치는 아주 잘 익은 것으로 했다. 시큼하면서 달달하고, 시원한 김치는 그 자체로 반찬이 될 정도로 괜찮았다. 거기에 역시 조금 달달한 국물을 넣으니 몸도 시원하고 마음도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열무김치국수는 역시 김치가 맛좋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집의 열무김치는 최근에 먹어 본 김치 중에 갑이라 하겠다. 

 

시원한 국물에 담겨 있는 소면은 무척이나 단단해진다. 시원하고 단단한 식감이 이 계절과 잘 맞는다. 사실 이런 국수들은 집에서도 얼마든지 해 먹을 수는 있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역시 전문가의 손길은 뭔가 다르다. 이날 점심으로 먹은 국수 두 그릇이 올 해 여름을 알리는 포문 같은 것이었다. 올 여름은 얼마나 더울까? 점점 더 더워지고, 길어지는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라도 건강한 음식을 잘 먹어야 할 것이다. 국수가 그런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까? 어떻게 먹느냐에 달려 있겠지? 시원한 여름을 위해서 열심히 먹어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