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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예전 즐겨먹었던 즉석떡볶의 맛이 살아 있는, 의정부시 제일시장 앞 신당동 떡볶이

by jeff's spot story 2024. 2. 18.

주말에 우리가 자주 가는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의정부 시내 한 복판에 있는 제일시장이다. 이곳은 갈 때 마다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정말 '의정부 사람들이 여기 다 모였나?' 싶을 정도로 복잡한 곳이다. 굳이 차를 몰고 그 인파 사이를 뚫고 들어가는 이유는 오로지 한가지 이 시장은 주차장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장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장을 보면 한 시간의 무료주차가 가능하다. 그점이 어찌보면 제일 시장의 가장 큰 마케팅 포인트 인지도 모르겠다. 


제일시장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린 시장 바로 옆 골목에 있는 미리 봐 두었던 이 떡볶이 집을 가기로 했다. 이름하여 신당동 떡볶이 집이다. 연애할 때 자주가던 덕성여대 부근의 즉석떡볶이 집처럼 이곳도 약간의 춘장을 양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 예전의 추억 속으로 우릴 데리고 갈 것 같은 곳이었다. 모처럼 점심시간을 피해 이집을 찾아 갔더니 가격이 정말 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랜 세월 이곳에서 장사한 흔적이 여기 저기서 풍겨져 나오는 이집의 실내는 마치 고등학교 시절 학교 앞의 분식점을 연상케 했다. 이런 분위기의 식당을 간지가 하도 오래되어 방송국의 세트장 같은 느낌도 났다. 물론 우리의 입을 만족시켜 줄 맛만 좋다면야 세월의 흔적이나 좀 오래 되어 보이는 탁자나 의자도 전혀 문제가 될리 없었다. 


처음 접한 이집의 즉석 떡볶이는 엄청 물이 많은 것이었다. 그리고 춘장을 넣기는 한 것 같은데 우리의 추억속 그집처럼 많은 양을 넣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여기는 손님상 위에서 모든 요리가 되는 시스템이었다. 주방에서는 그저 육수와 떡 등을 넣어 거의 주문과 동시에 냄비를 들고 나왔다. 끓기를 기다리는 5분 정도의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허기진 시간이기도 했지만 추억 속의 맛일지 궁금해서 그 시간이 정말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급한 마음에 일단 조금 끓기 시작하자 우린 서둘러 계란부터 집어 들었다. 


그리고 반찬으로 나온 단무지가 특이 했는데 종이장처럼 얇게 썬 이런 모양의 단무지는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든 것이었다. 지나치게 달다는 점만 빼면 단무지의 식감도 괜찮았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국물이 쫄아 들기 시작할 무렵 우린 드디어 대망의 시식 시간을 가졌다. 첫 만남의 순간 추억의 떡볶이 보다는 이집의 양념이 심심하고 춘장맛도 덜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 어디가나 만날 수 있는 떡볶이들이 가지고 있는 달달하고 매콤한 맛은 훨씬 덜하고 담백하고 부드러우면서 구수한 맛이 강한 정말 최근 대세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는 떡볶이였다. 


결론적으로 보면 우리가 기대했던 맛은 아니라서 조금 실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담백한 간식같은 떡볶이로는 손색이 없었다. 우리가 먹던 시간이 2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밖에는 자리가 나길 기다리는 후속팀들이 서성이고 있을 정도로 의정부 사람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가성비는 훌륭하지만 글쎄 춘장맛이 진하고 내용물이 좀 더 푸짐하길 바랬던 우리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일까? 추억 하나를 더 만들고 싶었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앞으로 의정부에 오면 갈 데가 하나 더 생겼다는 점에서는 분명 수확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