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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연천엔 맛있는 국수집이 많은 것 같다. 숨겨진 보석같은 연천군 궁평국수

by jeff's spot story 2024. 2. 18.

겨울같지 않게 후덥했던 지난 토요일 우리는 일부러 연천까지 국수를 먹으러 갔다. 둘 다 국수를 엄청 좋아하기도 하고 드라이브도 하고 싶어서 택한 길이었는데 송우리에서 연천까지는 거의 한 시간이나 걸렸다. 도무지 포천이 얼마나 넓은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긴 길이었다. 가끔씩 포천에 오는 지인들을 태우고 송우리에서 이동이나 관인을 가게 되면 늘 듣게 되는 소리인데 아직도 여기가 포천이냐고 묻는 질문을 듣곤한다. 그러면 그렇게 답한다. "물론 아직도 포천이고 더 가야 한다." 라고 말이다. 


포천의 끝자락인 창수의 진군사거리까지 가면 정말 어디 전방 지역이라도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거기서 3~4분만  더 가면 이곳 궁평리가 있고 거기에 이 국수집이 있다. 지인의 말대로 이곳에 정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국수의 명소인지 확인하고 싶었고, 맛도 보고 싶었다.  국수처럼 흔하디 흔하고 누구나 쉽게 접하는 음식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집이나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이런 음식으로 전문가의 격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국수를 먹으면서 감동을 받기란 다른 어떤 어렵고 화려한 음식보다 더 드문 일이다. 


예전엔 결혼식에 가면 지금처럼 부페나 갈비탕이 아니라 이렇게 하얀 국수를 내어 주곤 했다. 이름하여 잔치국수이다. 잔치 자리에 국수를 내 주는 것은 장수와 무슨 일이든 술술 잘 풀리라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국수 가락이 입에 넘어가듯 그렇게 세상 일이 잘 풀린다면 고민과 번민을 할 사람이 누가 있으랴? 일본에서도 한 해를 넘길 때는 잘 넘어가라고 해넘이 국수를 먹는 전통이 있다고 하는데 역시 국수는 그런 기원을 담는 의미가 있다. 이곳의 잔치 국수는 그런 의미를 잘 담고 있는 국수라고 해야겠다. 진한 멸치 육수에 부드러운 중면을 사용하여 어디에나 있지만 특별한 맛을 간직한 그런 국수라고 볼 수 있다. 진한 국물이 주는 여운이 오래 남을 정도로 내 입에는 감동적인 국수였다. 다만 너무나 익숙한 맛이라 집에서 먹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분명 진하고 맛있는 국수였지만 뭐랄까 임팩트가 없다고 해야 할까?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내가 주문한 것은 열무김치 국수 였는데 일종의 김치 말이 국수였다. 요즘 어울리는 시원한 얼음 국물이 일품인 그런 국수였다. 국수는 삶은 다음에 찬물로 헹궈야 면발이 탱탱해 진다는데 역시 이렇게 시원한 국물에 들어간 국수는 식감이 더 쫄깃하다. 잔치국수 보다는 이 열무김치 국수가 더 내 입에 맞았다. 잔치국수는 뭐랄까 너무 익숙하고 흔한 맛이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이 열무김치 국수는 정말 단숨에 먹어 버릴 정도로 입에 맞았다. 


이곳은 가성비도 훌륭하다. 그래서인지 지인의 말대로 이 시골 작은 국수집에 연신 사람들이 들락 거렸다. 국수의 명소가 맞긴 한 것이다. 경제적인 가격으로 부담없는 국수를 먹는다면 단연 이곳일 것이다. 하지만 사실 한 시간을 차로 달려와 다시 먹게 될지는 미지수이긴 하다. 우리처럼 드라이브도 즐길 겸 부담없이 국수도 먹을 겸 한 번 와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